해외 어학연수 떠난 여자친구 따라가 상습 폭행해 1억원 빼앗은 20대 구속

해외로 어학연수를 떠난 여자친구를 따라가 수개월간 상습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일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떠난 여자친구를 뒤 따라가 수차례 폭행과 가혹행위를 가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사기·공갈·폭행)로 김모(22)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4월까지 캐나다 밴쿠버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여자친구 A씨(20)에 대해 10차례 이상 폭력을 행사하고 수차례 협박해 1억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해 7월 일본 여행 도중 A씨를 만나 교제를 시작한 이후 자신의 문신을 보여주며 심한 욕설과 협박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에 못 견디던 A씨가 지난해 11월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떠나자 곧바로 뒤 따라가 홈스테이에 머물며 상습 폭행과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A씨가 ‘다른 남자와 옷깃을 스치거나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로 음식물을 얼굴에 던지고 추운 겨울 목욕탕에 기마 자세로 벌을 세운 채 찬물을 뿌리는 등 가혹 행위를 일삼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씨는 고급승용차와 명품 옷을 구입하기 위해 휴대폰을 빼앗아 A씨인 것처럼 행세하며, A씨 부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금품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상습 폭행을 일삼은 김씨가 평소에도 문신을 보여주며 “친구들 중에 조폭이 있다.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함에 따라 A씨가 무서움에 떨며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신고조차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2월 폭행 장면을 목격한 캐나다 홈스테이 주인의 신고로 미국으로 달아났지만 경찰의 추적 끝에 3개월 만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극도의 불안 상태를 보이며 해외에 체류 중”이라며 “데이트 폭력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관심과 피해자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안=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