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을 귀에 착용한 채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물놀이철에 유행하는 ‘외이도 진균증’와 외이도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문석균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공하는 건강보험 급여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년 한 해 동안 150만명 이상이 외이도의 통증과 가려움증 등을 이유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외이도 이상 증상을 호소한 이들 환자들은 특히 여름철인 7~8월에 이비인후고를 집중적으로 방문, 외이도염 또는 외이도 진균증 진단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외이도 진균증은 귀의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외이도가 곰팡이 세균에 감염되어 생기는 ‘외이도염’의 일종이다. 고온다습한 장마철 날씨에 잦은 물놀이나 귀 외상, 귓속 이물질 등으로 인해 염증이 일어난 상태를 말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여름철 잦은 물놀이로 인한 귓속 세균감염이다. 그러나 장마철 습한 날씨에 장시간 이어폰을 꽂고 있거나, 샤워 후 머리와 귀를 제대로 건조시키지도 않고 이어폰을 끼는 습관으로 인해 외이도염이 생기는 경우도 적잖다는 지적이다.
문석균 교수는 “물놀이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요즘 외이도염 증상으로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장시간 이어폰을 귀에 꽂고 지내는 것이 주 원인일 것으로 여겨진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고무패킹이 달린 커널형(밀폐형) 이어폰을 쓰면 고무마개가 귀 깊숙이 파고들어 외이도를 완전히 틀어막게 되기 때문에 귓속이 더욱 밀폐되고, 사용 후 소독도 자주 하지 않기 때문에 세균 및 진균 감염 우려가 높아진다.
여름철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 물놀이 후 귓속을 잘 말리는 것뿐만 아니라, 장시간 이어폰을 사용하는 행위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 이어폰을 장시간 사용해야 한다면 고무마개를 자주 갈아주거나 충분히 소독해야 한다. 헤드 셋을 이용하는 것도 외이도 감염 위험을 낮추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문 교수는 "샤워나 머리를 감은 후에도 바로 이어폰을 착용하지 말고 선풍기나 드라이어의 찬바람으로 충분히 귀를 말려주는 것이 권장된다"고 조언했다, 물론 귀 점막을 손상시키기 쉬운 면봉이나 귀이개도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어폰 장시간 사용자 중심 외이도 감염증 급속 확산 주의보
입력 2016-07-04 11:27 수정 2016-07-05 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