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친박 이주영 당대표 출마 선언...최경환 변수에 여전히 구도 깜깜

입력 2016-07-03 16:01

새누리당 범친박(친박근혜)계인 이주영 의원이 3일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비박(비박근혜)계 김용태 의원에 이은 두 번째 출사표다. 당권 레이스의 판을 좌우할 최경환 의원도 이번 주엔 출마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8월 9일 전당대회 분위기가 점차 무르익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화합 대혁신 정권재창출의 적임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4·13 총선 참패 당사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했다. 또 민생 회복을 위한 당정청 일체론과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를 내걸었다. 완주 의사도 분명히 했다. 그는 친박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을 묻자 “당이 당면한 과제를 누가 잘 해낼 수 있느냐를 봐야지 계파 시각에서 단일화 운운하는 건 옳지 않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당사엔 이 의원 지지자 30여명이 찾아와 박수를 치며 이름을 외쳤다.

이 의원은 최 의원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가장 유력한 주자라는 평가가 많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의 기획단장을 지냈고 현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도 맡았지만 계파를 전면에 내세우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거부감이 적다는 게 강점이다. 이미 올해 초부터 전당대회 출마 결심을 굳히고 의원들을 두루 만나 표심을 다져왔다. 이날 회견에서도 말투와 행동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최 의원이 출마하면 비박계가 ‘최경환 저지’를 위해 비박 후보 대신 이 의원을 물밑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

전당대회 D-30인 오는 9일 전 최경환 변수가 사라지면 출마를 고심 중인 친박 후보들도 잇따라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원유철 홍문종 이정현 의원이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비박계 주자인 정병국 의원은 6일 의원총회에서 당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 논란이 매듭지어지면 10일쯤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무성 전 대표 시절 제1사무부총장을 지낸 강석호 의원은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강 의원은 책임당원 권한 강화, 원내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 정례화, 당 외연 확장, 당헌·당규 위반 시 출당 등 패널티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전 대표는 강 의원에게서 이런 구상을 듣고 “좋은 뜻으로 전당대회에 나간 만큼 최선을 다하라. 여러 가지로 적임자다”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이날 지도부 출마를 선언한 두 의원은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의견을 모은 당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당권 주자들의 선거 캠프도 관심을 끈다. 이 의원과 김 의원은 당사 맞은편에 있는 대하빌딩에, 정 의원도 역시 당사 앞 대산빌딩에 둥지를 틀었다. 대하빌딩은 멀게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있던 건물이고, 지난 2014년 7·14 전대 땐 김무성 서청원 후보가 사무실을 냈던 곳이다. 이 의원과 정 의원은 모두 11층에 사무실을 내 경선에서 1등을 하겠다는 의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