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터치22] 여름휴가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입력 2016-07-03 15:23 수정 2016-07-04 10:39

올 여름 여러분은 어떤 휴가를 계획하고 계신가요? 여기 미얀마 한 산골마을, 봉사활동으로 뜨거운 사랑을 나눈 이들이 있습니다. 땀으로 옷이 흠뻑 젖을 정도였지요. 그럼에도 하와이, 유럽 그 어느 멋진 나라에 휴가를 다녀온 것보다 더 기쁜 표정입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쉴 틈 없이 바쁘게 봉사를 하지만 지친 내색은 없습니다. 오히려 “기쁩니다” “이렇게 섬길 수 있는 게 감사지요” “주님이 하셨습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하나의 마음으로 모였습니다.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는 딸과 미용 기술을 배워서 봉사활동을 다니는 어머니, 헤어숍 매출에 손해가 있지만 매년 봉사활동에 나서는 부부, 해외 오지로 의료봉사를 20년 동안 다닌 교회의 장로, 그리고 그 모습에 감동하며 발걸음을 쫓는 후배 의사들이 있습니다. 율동대학에서 100가지가 넘는 율동을 배워 어느 곳에서든 아름다운 춤으로 주님께 영광을 돌리는 50세가 훌쩍 넘은 권사, 집사들. 의사인 남편덕분에 오지에서 처음으로 의료 보조 역할을 하게 된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 모든 것을 총 지휘하는 봉사 전문 장로….

 이들은 바로 의료선교단체 ‘괜찮은 사람들’(회장: 이건종)과 선한목자교회 의료선교팀입니다. 29명의 크리스천 헤어스타일리스트, 의사, 찬양팀은 6월 27일부터 일주일 동안 미얀마 북부 푸타오에서 의료와 미용 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

 푸타오 임마누엘 교회 피터(Rev. Inkhum Peter·45) 목사는 “이곳에서 목회를 한지 20년 되었는데 의료선교팀이 온 적은 처음”이라며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다. 하나님이 계획하신 퍼즐이 아니면 이렇게 잘 마무리 될 수 있을까 싶다. 하나님의 은혜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마을 주민들도 많이 와서 헤어와 진료를 받았다. 내년에도 푸타오를 찾아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했습니다.

 봉사팀의 최고 연장자인 선한목자교회 강종명 장로(69·한양대병원 신장내과 진료명예교수)는 “미얀마는 8번째다. 이번에 많은 후배 의사들과 함께 해서 더욱 은혜롭고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82년생 젊은 두 후배 의사들이 왔는데 의료선교국의 미래가 밝은 것 같다. 앞으로 쌍두마차가 되어서 영육 간에 힘든 이들에게 훌륭한 의술을 펼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강 장로는 “올해로 해외선교를 다닌 지 20년이 됐다”며 “나이가 드니까 몸이 힘들고 오지로만 다니니까 환경이 열악해서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20년 했으니 그만 두려고 했고 마지막 의료선교로 생각했는데 이번에 오고 나서 다시 고민이 된다. 김은창 목사가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의술이나 지식이 아닌 ‘사랑’을 베푼 것만이 주님 앞에 구별된다는 말씀이 마음에 남는다. 내가 정말 ‘사랑’을 선교지에 심고 왔는지 되돌아보게 됐다. 다음 의료선교 일정 등은 주님께 기도하고 물으며 움직일 듯 하다”고 했습니다.

 봉사팀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엄하영(19)양은 “열한 살 때 캄보디아 단기선교를 처음 가보고 이번이 두 번째”라며 “패션디자인의 꿈을 꾸고 있는데 미얀마 사람들이 낡고 찢어진 옷을 입고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 디자이너의 꿈을 꾼 이유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예쁜 옷을 입히고 싶어서였다. 미얀마에 와서 더 열심히 꿈을 위해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디자이너가 됐을 때, 나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도 섬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어려운 이웃들을 돕겠다는 선한 마음 하나로 뭉친 29인의 여름휴가. 주님도 흐믓하게 지켜보셨겠지요?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