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신용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도 매출채권 등 담보물을 바탕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된다.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중위험 신용등급 기업에 대출할 수 있도록 대출형 사모펀드 운영도 허용된다. 정부는 또 중소·중견기업의 회사채 발행지원을 위해 2018년까지 최대 4조5000억원 규모 정책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3일 이 같은 내용의 회사채시장 인프라 개선 및 자금조달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대기업·저위험 채권에 편중되고 있는 회사채 시장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한국 회사채 시장은 저위험 채권(AA등급 이상) 위주로 발행이 집중되고, 중위험 채권(A등급 이하) 발행은 점점 위축되고 있다. 2012년말 A등급 이하 채권 발행 비중은 40.2%였지만 지난해 말 22.9%로 축소됐다.
중위험 회사채 발행이 저조한 데는 보수적 투자를 유도하는 시장 인프라와 관행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회사채 부도 등 손실발생에 대비한 투자자보호장치가 미흡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동양사태 등 대규모 기업 신용위험 사건이 발생한 후 중위험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저하된 상황이다. 중위험 회사들은 회사채 발행이 점점 어려워지는 등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자체신용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곤란한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담보부사채 발행요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매출채권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했다. 지적재산권을 담보로 한 회사채 발행도 촉진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1000억원 규모의 활성화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다. 사모펀드가 기업에 직접 대출하는 형태로 자산을 운용하는 대출형 사모펀드도 도입된다.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는 운용재산의 100%까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는 여유재산 50%까지 운용방식으로 기업대출이 허용된다.
중소·중견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에서 2018년까지 최대 1조4000억원 규모의 신 유동화 보증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기존 유동화지원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면 신보가 최대 4조원을 지원하는 셈이다. 산업은행은 BBB~A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지원을 위해 최대 5000억원 규모로 회사채 인수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중소 회사채 발행에 2018년까지 4.5조 지원
입력 2016-07-03 1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