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결혼 전 정조(情操)에 대한 의식 사라지다”

입력 2016-07-02 11:41 수정 2016-07-03 01:25

북한에서 결혼식을 많이 치르는 시기는 2월과 가을이라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2일 보도했다.

봄, 여름은 보릿고개를 앞둔 시기라 결혼식을 치르지 않고,  양력 2월은 음력으로 새해 첫 달이라는 의미를 담아 결혼식을 올리는 주민들이 많다고 뉴포커스는 전했다.

이어 북한 결혼식은 신랑이 신붓집에서 큰 상을 받고, 신부를 데려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신부를 가리 켜 '새색시'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순결하고 깨끗한 마음과 몸가짐을 가진 여성이라는 뜻이다.

북한은 결혼 전 순결을 사회적 문화로 강조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런데 남한 정착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결혼 전 여성의 정조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결혼 전 순결은 지나간 옛말이라고 덧붙혀 말했다.

한 탈북자는 "지금은 결혼 상대를 선택할 때 제일 먼저 보는 것이 돈이며, 다음은 속궁합(성관계)이다"라며 "쌀독에서 인심 난다고 돈이 많으면 토대(출신 성분)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라고 했다.

이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남녀의 성관계다. 지금은 결혼 전 남녀의 성 경험에 대해 많이 이해하는 추세다"고 증언했다.

또다른 탈북자는 "결혼 전 남녀가 체험하는 성생활을 가리켜 북한 주민들은 '속 잔치'혹은 '속궁합'이라 부른다"며 "예전에는 결혼도 하지 않은 남자가 처녀의 집으로 자주 드나드는 모습은 사람들로부터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되었다. 결혼도 안 했는데 남자가 드나들면 손해 보는 것은 여자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 사귀던 남자가 있던 처녀 집에 중매가 들어오면 사람들은 하필 여자가 없어 ‘속 잔치'까지 치른 여자를 소개하냐고 훼방을 놓았다"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결혼 전 성관계를 통해 서로의 좋은 감정도 경험하고 결혼하는 것이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배우자가 가진 경제적 조건도 중요하지만, 부부금술을 알아보려면 결혼 전 성관계도 미리 가져보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탈북민은 "지금은 결혼 전 성관계를 허물로 보지 않는다. 과거에 만났던 애인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대부분 이해하는 추세다. 과거를 들추며 트집을 잡는 것은 한 세기 떨어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행동으로 취급한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상대를 만나도 남자관계가 없는 여성을 만나기는 힘들다. 결혼 전에는 누구나 다 겪어보는 연애 시기가 있다. 서로가 사랑하면 자연스럽게 성관계도 하게 되는데 그런 과거까지 흠잡으면 결혼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