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사랑한 영국인이 6명의 중국인에게 희망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6년 전 중국인 아내와 사랑에 빠져 중국에 정착한 마크 오스본(49)은 지난 29일 저장성 항저우 한 병원에서 마지막을 숨을 거뒀고, 장기를 6명에게 기증했다고 중화망 등이 1일 보도했다. 부인 왕모씨는 “고인의 뜻도 그랬고 영국에 있는 딸의 동의를 받아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스본은 중국을 사랑했고 항저우를 좋아했다. 중국의 전지공예와 항저우 시후(西湖)에 매력에 빠졌다. 한번은 강가에서 다친 새 3마리를 집을 데려와 키웠다. 식당에서 영어 숙제를 하는 아이를 보고 한참 도와주기도 했다.
평온하던 그의 삶은 지난 3월 끝났다. 오스본씨는 갑자기 쓰러졌고 지주막하출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내내 혼수상태였고 뇌사 진단이 내려졌다. 지난 달 8일 6번째 결혼기념일에는 중환자실에서 지인과 가족이 모여 조촐한 기념식을 가졌다. 왕씨는 “친구들이 마지막 인사를 했으면 싶었다”고 말했다.
오스본씨의 엄마도 20여년 전 장기 기증으로 심장 이식을 받아 10년 더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그의 가족들은 받은 호의를 다른 사람에게 돌려주고 싶어했다고 한다. 왕씨는 “마크는 죽는다면 중국에서 죽고 싶다고 말해왔다”면서 “이런 식으로 그가 사랑하는 땅에서 삶을 연장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