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가수 이주노(본명 이상우·48)가 경찰에 출석해 성추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주노는 30일 오후 3시쯤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성추행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1시간40여분간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서에 도착했을 때는 옆문을 통해 황급히 조사실 안으로 들어갔으나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혐의를 인정 안 한다”고 입을 뗀 이주노는 “최근 제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불미스러운 상황에 다시 휘말려 죄송스럽다. 나도 가족들도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사실이) 완벽하게 확인된 상태에서 보도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피해 여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언론에 성급히 말하기 어렵다. 저는 성실하게 조사를 받았고 그 판단은 경찰이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주노는 특히 이번 사건으로 가족들이 매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언론에 확인 되지 않은 사실들이 보도되다 보니 와이프가 굉장히 힘들어 하고 있다”면서 “최근 아내와 셋째 아이 얘기가 자꾸 나오는데,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던 아이다. 아내가 요즘 다시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당시 유산됐는데 언론에서는 마치 셋째가 있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주노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어 죄송스럽다”는 말을 남기고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승용차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앞서 이주노는 지난 25일 오전 3시쯤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디자이너 양모(29·여)씨와 회사원 박모(29·여)씨를 등 뒤에서 끌어안아 가슴을 만지고 하체를 밀착하는 등 강제추행을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피해자들은 경찰에 “이주노가 술에 취해 접근했고, 싫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시하며 피하려는 우리를 강제로 만지며 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노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넘어지면서 여성들과 접촉한 건 기억나지만 강제추행한 기억은 없다”면서 성추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노는 2002년에도 동일한 혐의로 입건됐으나 당시에는 피해 여성과 합의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사업자금 명목으로 빌린 1억여원을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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