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다녀오겠습니다’ 시행 후 눈에 띄게 달라진 변화는 아이들이 경찰관을 보면 경계하지 않고 안긴다는 점입니다. 해맑게 웃으며 경찰관에게 안기는 아이들을 보며 학부모님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집니다. 작은 변화로 인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아침 풍경입니다. 오늘도 즐겁게 학교다녀왔습니다!!!”
30일 오후 만난 정광영(56) 경기 안산상록경찰서 반월파출소장이 전날 깨알 같은 글씨로 자신의 메모장에 남긴 당일 학교다녀오겠습니다를 마치고 파출소로 돌아와 남긴 메모다.
올해 초 정용선 경기남부청장이 취임하고 시행하고 있는 ‘안전한 등굣길 만들기 캠페인’, 학교다녀오겠습니다가 어린이를, 학부모를, 지역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정 소장이 틈틈이 남긴 메모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4월 14일, 녹색어머니와 함께 학교다녀왔습니다=교통관리계, 반월파출소, 시청 교통정책과, 학교 관계자, 녹색어머니 등 50여명이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창촌초교에 뭉쳤습니다. 총선 다음 날이고 짙은 안개에 빗방울까지 떨어지는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셔서 오늘도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의 얼굴에 안전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왔습니다.
◇4월 21일, 동현아! 장래희망을 꼭 이루렴=초교 1학년인 동현이의 장래희망은 경찰관입니다. 오늘도 내 품에 안기어 한참을 머뭅니다. 가슴이 따스해지며 밀려오는 만족감을 억누를 수 없습니다. 오늘도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손뼉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만큼 동현이의 꿈도 반드시 익었으면 좋겠습니다.
◇4월 27일, 특별하고 소중한 저녁식사=학부모와 학교 관계자 10명이 우리 반월파출소 식구들에게 맛있는 저녁을 마련해주셨습니다. 매일 아침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주느라 고생이 많다며 격려를 듬뿍해주셨습니다. 교장선생님과 학부모님들 더욱 열심히 아이들의 안전을 챙기겠습니다.
◇5월 4일, 행복한 등굣길은 계속됩니다=오늘은 지방청 3부장께서 이 곳을 방문해 아이들 등굣길을 함께 했습니다. 특히 반월초교와 1사 1교 자매결연을 맺은 리노 직원 10여명이 아이들이 안전한 학교만들기에 동참해주셨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반월을 만들기 위해 반월파출소의 행복한 등굣길은 계속됩니다.
◇5월 23일, 고사리 손으로 만든 사랑의 도시락=띵동띵동, 반월초교와 100m 거리에 있는 반월중 선생님과 학생들이 ‘감사합니다. 반월중 3-4’라고 쓴 손편지와 함께 3단 도시락 세트(김밥, 샌드위치, 과일)를 전해주었습니다. 감동이 밀려왔으며 정성이 듬뿍 담긴 사랑의 도시락을 잘 먹었습니다. 받은 사랑을 다시 돌려드리기 위해 열심히 학교다녀오겠습니다.
◇6월 16일, 어떤 소리보다 반가운 목소리=오늘은 창촌초교 병설유치원 친구들이 파출소를 방문하였습니다. 아이가 자라는 것은 콩나물을 기르는 것과 같습니다. 콩나물에 물을 주면 그 물이 밑으로 흘러 겉보기에는 잘 자라는지 모르지만 어느새 콩나물은 쑥쑥 자라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잘 자라도록 안전한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경기남부청은 매년 100여건씩 발생하던 스쿨존 교통사고가 올해 들어선 단 2건이었다며 최근 학부모 13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91.6%가 ‘학교 주변이 안전해졌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정 소장의 메모장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입력 2016-06-30 19:42 수정 2016-07-01 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