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과모음, 직원 부당 인사 사태에 사과

입력 2016-06-30 17:55 수정 2016-06-30 18:28
자음과모음 출판사가 1년 넘게 논란이 돼온 직원 윤정기씨에 대한 부당 인사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원직 복직을 약속했다.

자음과모음은 30일 오후 강병철 전 대표와 정은영 현 대표 이름으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지난해 윤정기 사원의 부당 전보와 이번 근무지 이전의 조처로 독자와 작가 여러분, 관계자 여러분께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렸다”고 머리를 숙였다.

자음과모음은 “무엇보다 그간 심적으로 고통을 겪었을 윤정기 님께 사과드린다”면서 “윤정기 사원의 부당 전보와 근무지 변경은 윤정기 사원의 근무 조건과 업무 환경을 살피지 못한 명백히 잘못된 조처였음을 인정하고, 윤정기 사원의 자음과모음 편집부로의 복귀와 적절한 편집 업무 배정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음과모음의 부당 인사 사태는 지난해 3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문학 책 편집자였던 윤씨를 경기도 파주시의 물류 창고로 출근하라고 보직 발령을 낸 것이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해 6월 이 발령이 부당하다고 판결을 내렸다.

지노위 판결에 따라 복귀한 뒤에도 출판사는 윤씨에게 제대로 된 일거리를 주지 않았으며 최근에는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한 사무실로 출근하도록 지시했다. 윤씨가 출근을 명령받은 사무실은 벽지가 떨어져 너덜거리고 쓰레기와 먼지가 수북이 쌓인 곳으로 쓰레기장인지 사무실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곳이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경기지역출판지부는 “저열한 일터 괴롭힘으로 노동자 입 틀어막는 자음과모음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윤씨와 함께 1인시위 등을 벌이며 원직 복직을 요청해 왔다. 

자음과모음에서 책을 내는 작가들도 동요하기 시작했다. 작가 정세랑은 지난 28일 자신의 책을 절판시켜 달라는 메일을 자음과모음에 보냈다.

자음과모음에서 내는 문학계간지 ‘자음과모음’ 필자들 중에도 청탁 거부나 연재 거부를 선언하는 경우가 나왔다. 지난 29일에는 황광수, 심진경, 복도훈, 박인성, 박권일 등 ‘자음과모음’ 편집위원들이 편집위원회를 열고 ‘당분간 잡지를 내기가 불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자음과모음은 가을호 휴간을 결정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