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사망설에 금감원 “주가흐름 모니터링중”…거래소도 조회공시 요구

입력 2016-06-30 16:23 수정 2016-06-30 17:08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14년 1월 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과 비서의 손을 잡고 삼성그룹 신년하례식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그해 5월 10일 이 회장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국민일보DB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망설의 사실 확인을 한국거래소가 30일 삼성전자에 요구했다. 거래소는 이날 증시가 마감된 직후인 오후 3시 7분 조회공시를 통해 삼성전자에 7월1일 정오까지 사실 여부를 밝히도록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4시31분 “풍문은 사실문근”이라고 밝혔다.
이날 증시에서는 이 회장 사망설이 유포되면서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오르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소문은 “이 회장 사망을 오늘 3시에 발표할 예정인데 이미 청와대에 보고가 됐다”는 내용이었다. 언론의 문의가 이어지자 삼성그룹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2.08% 급등해 140만원을 넘어섰다.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있는 삼성물산의 주가는 전날보다 4.68% 올랐다. 거래량도 223만주로 전날 32만주의 7배에 달했다. 삼성SDS, 삼성생명 등도 주가가 올랐다.

증시 일각에서는 다음달 5일부터 시행되는 공매도 공시 제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대규모 공매도로 주가를 움직이는 작전세력이 제도 시행 전에 삼성 관련주의 주가를 끌어올려 거래를 청산하려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먼저 판 뒤 떨어진 가격에 주식을 사들여 차익을 얻는 거래방식이다. 삼성물산이나 삼성전자의 주식 거래 중 6~7%는 공매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5일부터 공매도 물량이 0.5%를 넘거나 10억원이 넘으면 매도자와 대리인의 정보, 거래현황 등을 보고하도록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관련된 풍문이 돌면서 삼성그룹 계열사의 주가 변동이 일어난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며 “관심을 가지고 관련 사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사에 착수하거나 의심스러운 사항이 발견된 것은 아니”라며 “공매도 등과 연관 짓는 시각은 아직은 앞서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거래소의 조회공시는 특정종목의 주가가 특별한 이유 없이 단기간에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경우 또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풍문이나 언론보도가 있는 경우 불공정거래를 방지하고 투자자의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 해당 기업에 사실 여부를 밝히도록 요구하는 제도다.

[관련기사 보기]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