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더미 집에 딸 방치한 30대 엄마 구속 기소

입력 2016-06-30 15:15
쓰레기가 쌓인 집에서 10대 딸을 돌보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하고, 눈앞에서 자해를 해 정서적 충격을 준 30대 엄마가 검찰에 기소됐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박모(38·여)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박씨는 2014년 3월부터 올해 3월 25일까지 일주일에 이틀 정도만 집에 들어가고, 공과금도 내지 않는 등 딸 A양(14)을 단칸방에 방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A양의 담임교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지난 3월 A양의 담임교사는 개학한 뒤에도 A양이 사흘간 등교하지 않자 제자의 집을 찾았고, 집안에서 A양을 발견했다.

교사가 방문했을 당시 집안에는 페트병, 종이 박스, 비닐 등 온갖 생활 쓰레기가 쌓여있었다. 박씨의 집에서는 20ℓ들이 쓰레기봉투 8개 분량의 쓰레기가 나왔다.

검찰조사 결과 박씨는 A양을 종종 때렸고, 딸이 보는 앞에서 팔에 흉기로 자해를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은 어머니가 없는 집에서 물만 마시거나 즉석밥을 사 먹으며 끼니를 때웠다.

박씨는 수년 전 남편과 이혼하고 음식점 종업원을 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경찰의 도움으로 청소년 쉼터로 옮겨졌다가 현재는 이모 집에서 보호받고 있다.

법원은 한 차례 박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이후 박씨가 도주하다 붙잡혔고,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