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은행들이 부실우려가 높은 기업 대출의 건전성을 최상위등급으로 분류해 대출 부실 위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지적이 나왔다.
한은은 30일 발표한 ‘은행의 기업여신 현황 및 잠재리스크’ 보고서에서 “지난해말 기준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SC제일·기업은행 등 6대 은행의 취약업종 여신을 분석한 결과 부실우려기업 여신의 57~88%가 정상으로 분류됐다”며 부실 가능성이 높은데도 기업이 이자를 정상적으로 내면 대출분류를 정상으로 분류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한은은 이어 “이는 은행의 여신건전성 관리가 이자 연체의 발생 여부를 중시하는 사후적 관리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사후적 관리 위주 여신관리 관행에서 차주의 미래 상환능력까지 감안한 사전적 관리방식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완전자본잠식이거나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 3년 연속 100%를 밑돌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기업을 부실우려기업으로 봤다.
한은은 또 “은행의 이런 여신건전성 관리 관행으로 잠재적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연체기업은 대부분 연체 이전부터 재무지표가 악화됐고, 연체시점에서는 이미 기업의 67%가 자본잠식상태였다”며 “은행들이 기업대출의 부실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SC제일·기업은행, 부실우려 높은 기업인데도 '정상' 여신 분류 비율 높아
입력 2016-06-30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