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7일 내놓은 인사제도 개편안이 누리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창의성을 제고하고 조직문화를 혁신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인데 이 중 '호칭' 문제가 조롱의 대상이 됐다.
삼성은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위해 직급 단계를 단순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직원간 호칭을 ‘님’으로 통일하고 부서별로 업무 성격에 따라 ‘프로’, ‘선후배님’ 또는 ‘영어 이름’ 등 자율적으로 호칭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SBS뉴스의 인터뷰에서 한 삼성전자 직원은 “오너나 총수에게도 ‘님’이나 ‘프로’의 호칭을 붙일 수 있어야 한다”며 “높은 데 있는 분들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데 (무슨 소용이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마인드는 그대론데 호칭만 바꾸면 그게 무슨 소용”, “그럼 '재용님'이라고 해도 되냐”, “삼성 다니는 내 친구도 저 직원이랑 똑같은 말 하더라”, “혁신을 하려면 사장부터 해라” “저런거 할 시간에 일이나 몰아 주지 마라”, “이미 IMF때 했던 거 아닌가”등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시도는 좋네”, “뭐라도 하는 척 하는게 어디냐”, “우리회사도 호칭 통일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어색했지만 나중엔 더 편해지더라” 등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기업문화 오디세이’ 저자 신상원은 불교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칭의 수평화는 다른 대기업들에서 이미 한참 전에 유행처럼 시도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사개편안에서 임원들은 제외가 됐다”며 “위로부터의 변화가 빠졌기 때문에 사람들이 ‘문화를 정말 바꿀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