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세균으로 비만 예방 당뇨 조절하는 길 열렸다
입력 2016-06-30 10:21
유산균과 같이 사람의 장(腸) 속에 존재하는 특정 균을 이용, 비만 당뇨 등 대사증후군을 조절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아산병원은 융합의학과 권미나(사진) 교수팀이 장내 세균인 ‘박테로이데스 에시디페시언스’가 체지방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 저명 학술지에 보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실험결과 ‘박테로이데스 에시디페시언스’균은 특히 복부지방세포를 활성화시켜 지방분해효소(PPARα) 분비를 촉진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균은 소장의 호르몬 조절 상피세포를 활성화하고 혈당 감소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분비도 촉진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 교수팀은 장내 수지상 세포(CD11c+) 중 특이하게도 자가섭식 관련 유전자(Atg7)가 없는 쥐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정상 쥐들에 비해 체지방량이 눈에 띄게 적은 것을 보고 왜 그런지 그 까닭을 캐다가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
권 교수팀은 박테로이데스 에시디페시언스균이 체내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상 쥐에 경구 투여하고, 그렇지 않은 쥐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박테로이데스 에시디페시언스균을 먹인 쥐는 같은 양의 사료를 섭취하고도 그 균을 먹이지 않은 대조군 쥐들보다 체중이 덜 나갔고, 지방량도 현저히 줄어드는 변화가 나타났다.
권 교수는 “살아있는 유산균을 섭취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유가공제품과 같이, 박테로이데스 에시디페시언스를 대량 배양해 체질 개선제나 치료제로 활용하면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면역학 분야 국제 학술지 '점막 면역학(Mucosal Immun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