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너지타운은 에너지신산업 육성의 핵심 사업으로 하수처리장, 쓰레기매립장과 같은 기피·혐오시설 부지를 활용해 바이오가스,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생산·판매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주민 생활환경 개선과 소득 향상에 기여하면서 환경과 에너지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사업이다.
국내 최초의 친환경에너지타운은 홍천 소매곡리다. 이전에는 하수처리장, 가축분뇨처리장 등 기피시설 탓에 악취피해, 지가 하락으로 주민들이 하나 둘 떠나는 홍천에서도 가장 소외된 지역이었다. 에너지 고립지역으로 도시가스도 공급되지 않았고, 상·하수도 시설이 없어 생활하기도 편치 않았다.
이런 마을은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이 시행되면서 달라졌다. 음식물쓰레기와 가축분뇨로 생산한 도시가스가 보급되면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연료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처리과정의 부산물로 퇴·액비도 생산하고 있다.
하수처리장 부지에 설치되는 태양광 발전과 처리장 방류수를 활용한 소수력 발전으로 추가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상·하수도 공급, 마을회관 개조, 홍보관 설립, 꽃길 조성 등으로 생활환경도 크게 개선됐다. 이렇게 거둔 경제적 편익만 연간 약 1억9000만원에 달한다.
가구 수도 57가구에서 70가구로 늘어나 마을 공동체가 회복됐다. 소매곡리 이장 지진수(41)씨는 “제대로 된 구멍가게 하나 없던 마을에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커뮤니티센터가 생기는 등 마을사람 누가 봐도 눈에 보이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만족했다. 김수예(63)씨는 아예 지난 5월 소매곡리로 ‘귀촌’을 했다. 김씨는 “상·하수도와 도시가스로 도시 못지 않게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을 국민들과 외국인도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홍천강변 마을진입로에 주목 280그루를 심어 ‘천년의 숲길'을 조성하고, ‘야생화단지', ‘홍천강 사계절 체험 관광지’ 등도 꾸밀 예정이다.
또 개도국 및 지자체 공무원, 환경기초시설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견학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강원도 지역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자원순환체험학교를 개설해 자원순환에 대한 이해를 도울 방침이다.
환경부는 홍천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지난해 5개소(청주, 아산, 경주, 영천, 양산), 올해 5개소(인제, 음성, 보령, 완주, 제주) 총 10개소의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추가 선정했다. 지난해 선정된 5곳은 올해 상반기에 착공했다. 5곳의 친환경에너지타운 건설로 주민소득이 연간 35억원 향상되고 325명 일자리 창출과 함께 온실가스도 연간 6만8824t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약 1040만그루의 CO2 흡수량에 달하는 분량이다.
환경부는 중국의 ‘농촌환경 종합정비 생태건설사업’에 국내 친환경에너지타운 모델을 접목하기 위한 한·중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란과는 MOU를 체결해 친환경에너지타운 공동협력을 위한 실무협의를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타운과 연관된 국산 기술·설비를 개도국에 수출하기 위한 종합로드맵도 마련할 예정이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