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옥(1927~97) 제14대 서울시장은 1960년대 후반 서울의 개발을 이끈 시장이다. 1966년 4월 1일 취임해 70년 4월 15일까지 4년간 재직하면서 서울의 개발을 주도했다. ‘도시는 선이다’라는 구호와 함께 서울 곳곳에 도로를 개설·확장하고 고가도로와 지하도를 건설해 ‘불도저시장’으로 불렸다. 강변북로, 세운상가, 여의도 윤중제, 북악스카이웨이, 남산1·2호터널, 서울역고가 등이 그가 재임할 때 추진한 대표적인 사업들이다.
그는 또 도심과 외곽을 연결하는 방사선도로, 외곽과 외곽을 연결하는 순환도로를 개설하고 도심의 주요 간선도로를 확장했다. 재임 중 도로 710㎞rk 신설되고 50㎞가 확장됐다.
교통체증의 주요인으로 지목됐던 로터리와 전차를 철거하고 지하도 23곳과 육교 144개, 고가도로와 입체교차로 19개를 건설했다.
1968년에는 여의도개발계획에 따라 밤섬을 폭파한 흙과 돌로 쌓아 높이 15m, 폭 20m, 길이 7㎞의 여의도 일주도로인 윤중제를 건설했다.
그는 아파트 공급에도 열을 올렸다. 69년부터 71년까지 3년 동안 240억원을 토입해 2000동 10만호의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계획아래 무허가 판자촌을 철거하고 시민아파트를 건설했다. 실제로 재임 중 금화, 청운, 와우지구 등 32개 지구에 434동 1만7402호가 건설됐다.
1966년 서울도시기본계획은 오늘날과 같은 서울의 뼈대를 만들었지만 속도전은 많은 부작용도 낳았다.
70년 4월 8일 마포구 창전동 와우시민아파트 붕괴사건이 터졌고 김현옥 시장은 책임을 지고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건설 속도전’으로 오늘날 서울의 모습을 만들어간 김현옥 시장에 대한 평가는 공과가 분분하다. 이런 김현옥 시장의 다양한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획전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서울역사박물관은 ‘불도저시장 김현옥’이란 타이틀의 전시회를 1일부터 8월 21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연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김현옥 시장 재임 당시 같이 근무했던 차일석 부시장(86), 류동주 비서(82)의 증언을 통해 김 시장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실에서는 김 시장에 대한 평가를 담은 건축가인 김일철 중앙대 교수, 도시학자인 김기호 서울시립대 교수, 사회학자인 전상인 서울대 교수의 인터뷰 영상도 볼 수 있다.
전시회에서는 교육자로서의 김현옥의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자료들도 전시된다. 그는 1971년 내무부장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고 73년 그 자리를 마지막으로 공직을 떠난 후 81년 부산 장안중학교 교장, 89년에는 장안여고 교장이 돼 후학을 지도했다.
전시회에는 직접 디자이너에게 지시해 제작한 교복, 제자들이 남긴 메모, 졸업생에게 나누어 준 붓글씨 등이 전시된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토·일요일과 공휴일은 오후 7시)까지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불도저시장 김현옥’ 기획전 서울역사박물관서 7월 1일 개막
입력 2016-06-30 00:10 수정 2016-06-30 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