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방문한 인천어린이집, 1년 6개월 지났지만 변한 것 없다 하소연

입력 2016-06-29 23:05
29일 국립인천대행정대학원석사총동문회가 주최한 제16회 인천미래포럼이 열린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김혜은(가운데) 푸른솔어린이집 원장이 보육교사와 학부모가 범죄자가 되지 않도록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예산확보가 시급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인천=정창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인천의 어린이집 현장을 방문한 뒤 1년 6개월이 지났으나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혜은(공립 푸른솔 어린이집 원장) 인천보육포럼 대표는 29일 인천미래포럼이 주관한 ‘지역사회와 아동학대’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박 대통령 방문시 부모 및 교사와의 간담회에서 보육교사가 자신을 잠재적 범죄자로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며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대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왜 보육교사는 아동학대를 했을까, 왜 학부모는 아동학대를 했을까에 대한 의문이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의 예산확보없이 대책은 요원하다”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또 “외국인 가정 및 한부모 가정 등 다양한 가정에 초점을 맞출 때 불행한 아이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관계망을 활성화해 마을 네트워크를 만들고, 사회적기업이나 마을공동체 사업을 지원해야 이런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한 학부모는 손톱에 얼굴상처가 난 아동에 대해 병원에서 손톱자국이 생긴 것이라고 변명한 데 이어 아동의 눈동자에 작은 점이 관찰돼 이상하다고 의문을 제기하자 안약을 넣다 살짝 찔렀다고 거짓말을 했다.

어린이집에서는 “우리도 알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월요일에 아동이 나오지 않는 일이 잦아진 뒤 화요일도 결석하다 1주일동안 결석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원스톱 신고가 이뤄졌고 경찰과 보호기관에서 찾아왔다. 누가 봐도 멍이 많은 아동은 학부모에 의해 학대를 당하고 있었는데도 1시간동안 면담을 한 경찰을 그냥 돌아갔다. 5월말 아동은 퇴소했다. 8월말 뇌함몰 사실을 확인한 의사의 신고로 부모가 입건됐다. 학대를 당한 아동은 현재 보육원에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화가 나는 것은 아동보호기관에서 이 아동의 집에 가보니까 집에서 거부했다는 이유로 학대당하고 있는 아동을 사각지대에 방치했다는 사실”이라며 “상담건수가 많아 한명 한명에 대해 집중할 수 없는 것이 지금 아동학대 현장의 실태”라고 따졌다.

이와 관련, 이날 주제발표를 담당한 정선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아직도 인권조례가 없는 곳이 인천시”라며 “인천이 살만한 곳이 되려면 지역사회가 변해야 하는만큼 수급자비율이 높은 곳과 이혼율이 높은 곳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설치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