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FC 서울 감독 ‘씁쓸한 데뷔전’··· 1대 3 역전패

입력 2016-06-29 21:31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리그 클래식' FC 서울과 성남 FC의 경기에서 서울 황선홍 감독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아쉬워 하고 있다. 뉴시스

FC 서울의 황선홍(48) 감독은 지난 27일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서울에서도 템포가 빠른 축구, 역동적인 축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틀 후 치른 서울 데뷔전. 경기는 황 감독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비싼 수업료를 치른 데뷔전이었다.

서울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 FC와의 2016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17라운드 경기에서 1대 3으로 역전패했다. 9승3무5패(승점 30)된 서울은 2위를 유지했다. 성남은 6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며 7승5무5패가 됐다.

황 감독은 최용수 전 서울 감독이 구축한 3-5-2 시스템을 활용했다. 투톱엔 데얀과 아드리아노를 내세웠다. 서울은 빠른 패스로 성남을 공략했다. 상대 분석 능력이 탁월한 김학범(56) 감독의 성남은 서울의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았다.

첫 골은 전반 13분 황 감독이 취임식에서 “(과거 이끌었던) 포항에서 영입을 검토했을 정도로 매력적”이라고 칭찬했던 아드리아노의 머리에서 나왔다. 고광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페널티지역으로 크로스를 올리자 아드리아노가 헤딩슛으로 연결해 골문을 열었다. 그러나 아드리아노는 후반 29분 황 감독을 실망시켰다. 성남 아크서클 부근에서 볼과 상관없이 성남 임채민에게 파울을 해 레드카드를 받은 것이다.

서울은 전반 중반 이후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선수들 사이에 호흡이 맞지 않았고, 실책이 쏟아졌다. 성남은 전반 19분 티아고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전반 33분 황의조의 추가골로 2-1 리드를 잡았다. 두 골 모두 서울의 수비 실책이 원인이었다.

황 감독은 후반 들어 수비수 심상민을 빼고 공격수 윤주태를 투입했다. 윤주태를 윙어로 기용해 측면 공격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러자 김 감독은 4백에서 3백으로 전환해 서울의 공격에 대비했다. 성남은 후반 8분 피투의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아크서클 오른쪽에서 날린 프리킥은 골대를 때린 뒤 골키퍼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골이 됐다.

황 감독은 이날 수비 불안, 측면을 노린 단조로운 공격 루트, 선수단 장악 등 해결해야 할 숙제를 잔뜩 떠안았다.

한편 전북 현대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이재성과 이종호의 연속골로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3경기 만에 승리를 맛본 전북은 9승8무를 기록, 개막 후 연속 무패 기록을 17경기로 늘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