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서민들 쓰레기통 뒤질 때 부자들은 인터넷으로 아마존에 주문

입력 2016-06-30 00:20 수정 2016-06-30 10:01
치솟은 인플레이션으로 식량난을 겪는 베네수엘라에서 식료품을 구하기 위해 슈퍼마켓을 약탈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동안 부유층은 국제 택배회사를 이용해 미국에서 밀가루와 설탕을 공수해 사용하는 등 극심한 빈부격차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수퍼마켓 쓰레기장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먹을 만한 것을 찾고 있다. AP뉴시스

WP에 따르면 굶주린 베네수엘라 국민은 가로수 열매를 따먹거나 개, 고양이, 비둘기를 잡아먹는다. 빵가게와 슈퍼마켓은 종종 털린다. 암시장에서 식료품 가격은 정부가 고시한 가격 보다 1000%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다.

때문에 형편이 괜찮은 사람은 미국 온라인사이트에 접속해 생필품을 사거나 미국에 있는 가족으로부터 배송을 받는다. 치과의사인 마리아 로드리게스는 “2개월 전부터 아마존 온라인쇼핑으로 전지분유, 설탕, 빵을 주문한다”면서 “집 앞까지 물건을 배달해 준다”고 했다.

택배회사를 운영하는 소라야 세디요는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70%는 미국에 사는 베네수엘라 사람”이라며 “고국의 가족과 친지에게 옥수수 가루, 설탕, 전지분유, 화장지 등 생필품을 보낸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시장 쓰레기장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먹을만한 과일과 야채를 찾고 있다. AP뉴시스

무능한 정치권 행보로 나라는 나락으로 떨어질 판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 국민소환 투표를 하겠다는 우파야권연대 민주연합회(MUD)는 지난달 2일 185만명의 서명을 담은 투표 청원서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이에 맞서 마두로 대통령은 의회 해산을 대법원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당인 연합사회당(PSUV) 디달코 볼리바르 대변인은 28일 “대법원에 의회해산을 요청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야당 의원들에게 권력남용, 반역, 헌법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