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이 많은 계절이다.
특히 남성들은 여성 보다 땀을 많이 흘린다. 기온이 1도 높아질 때마다 피지 분비량은 약 10%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여름철에 지나치게 분비된 피지와 땀, 노폐물이 뒤엉키면 모공을 막아 ‘남성 여드름’이 악화될 수 있다고 피부과 전문의들은 말한다.
여성에 비해 피지 분비량이 많은 남성은 자외선이 강한 여름철 피지로 인한 피부 트러블이 생길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더위에 줄줄 흐르는 땀은 피지선을 넓힌다. 이로 인해 늘어난 피지는 여드름의 주범인 ‘프로피오니박테리움’의 증식을 불러와 염증과 여드름을 만든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이상준(피부과 전문의) 원장은 29일 “여드름균은 공기와의 접촉을 싫어하는 혐기성 세균으로 모낭 속에서 자라면서 피지와 피부 노폐물을 이용해 서식하기 때문에 피지 분비가 많은 여름에는 여드름균이 더욱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흡연이나 음주 등 잘못된 생활습관도 여드름에 악영향을 준다. 영국 해러게이트 디스트릭트병원 연구팀이 여드름 환자 992명을 대상으로 8년간 분석한 결과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심각한 여드름 흉터가 더 많이 나타났다. 흡연으로 인해 여드름 회복이 더뎠으며, 흉터가 심하게 남았다.
연구팀은 “특히 10대, 20대의 경우 여드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했다. 술은 여드름이 생긴 모공의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염증성 여드름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최근 남성들도 여성과 같이 자외선차단제나 비비크림을 바르는 경우가 많은데, 제대로 클렌징하지 않아 피부에 노폐물을 쌓이게 하는 것도 여드름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더운 여름, 남성 여드름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선 유분을 줄이고 수분을 올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땀이 나면 방치하지 말고 손수건으로 닦아주는 것이 좋다. 물을 많이 섭취하면 높아진 피부 온도를 낮추고 촉촉하게 할 수 있다.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고 땀을 많이 흘린 날은 보습팩으로 피부에 충분히 수분을 공급해 줘야 한다. 선크림과 비비크림을 바른 날에는 이중 세안을 하고 코 주변이나 수염 구석구석을 제대로 닦아야 노폐물을 깔끔하게 세안할 수 있다.
이상준 원장은 “무엇보다 노폐물이 쌓이지 않게 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화장품을 단계별로 바르는 것보다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땀 많은 여름, 남성 여드름 '빨간불'
입력 2016-06-29 1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