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학교전담경찰관들이 여고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건과 관련해 강신명 경찰청장이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해당 경찰관들의 면직 처분을 취소하고 원점부터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그사이 경찰이 사건을 은폐·회피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철성 경찰청 차장은 “감찰부서에서 보고하지 않아 몰랐다”며 “‘충정’이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 청장은 29일 경찰청 입장 자료에서 “어린 학생들을 돌봐야 할 경찰관이 책무를 어기고 부적절한 행위를 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학교전담경찰관과 학생간의 성관계 경위, 보고 과정에서의 은폐 의혹 등 사건과 관련된 모든 사안을 원점에서 철저히 조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사표가 수리된 경찰관 2명에 대한 면직 처분을 취소하고 그중 김모(31)씨에게 지급된 퇴직급여를 환수키로 했다. 퇴직금이 아직 지급되지 않은 정모(33)씨에 대해서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지급 정지를 요청했다.
두 사람은 각각 부산 사하경찰서, 연제경찰서 소속 학교전담경찰관으로 있으면서 자신이 담당하는 학교의 여고생과 성관계를 가졌다. 두 사람 모두 “강제성은 없었다”고 주장한다.
대기발령된 연제경찰서와 사하경찰서 서장은 해당 경찰관들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내용을 보고받고도 사직서를 받는 것으로 문제를 덮으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 감찰과장은 지난달 초 이 사실을 같은 부서 계장에게 보고 받고도 윗선에 보고하지도, 감찰을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강 청장과 이 차장 등 수뇌부는 지난 25일 언론보도로 이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에 출석한 강 청장 대신 기자 간담회를 자청한 이 차장은 “감찰과장이 나름대로 판단해 보고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유를 물었지만 과장이 대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보고가 없었던 이유에 대해 “충정이었을 것”이라고 했다가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정정을 요청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신자용)는 현직 경찰관들이 룸살롱 영업사장에게 매수돼 수시로 단속 정보를 흘려준 정황을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강창욱 황인호 기자 kcw@kmib.co.kr
[사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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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로 덮고 보고 누락… 여고생 성관계, 경찰의 자세
입력 2016-06-29 17:30 수정 2016-06-29 2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