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영화 '7년의 밤' 장동건 연기에 기대"[인터뷰②]

입력 2016-06-29 16:55 수정 2016-06-29 20:05


신작 '종의 기원'을 낸 정유정 작가. 곽경근 선임기자


-영화 얘기도 해보자. ‘7년의 밤’ 촬영이 마무리됐다. 배우 장동건이 오영제 역을 맡았는데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장동건씨가 배역에 매우 의욕적이었고,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고 전해 들었다. 예쁜 사람들이 사악한 행동을 하면 더 사악해 보이고 더 무섭다. 아마도 그런 효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내 심장을 쏴라’에 이어 두 번째로 영화화 됐다. 이번 ‘종의 기원’도 벌써 영화 판권 계약이 논의되고 있다고 들었다.
“곧 계약이 될 거로 안다. ‘7년의 밤’은 출간과 동시에 영화로 만들자는 제안이 쏟아졌고, 15개 제작사가 입찰에 참여해 결국 CJ가 판권을 가지게 됐다. ‘내 심장을 쏴라’는 내가 너무 아끼는 작품인데 영화 흥행 성적은 좋지 않았다.”


-한강 작가와 둘이서 요즘 한국 소설의 붐을 이끌고 있다. 한강의 소설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한강 작가를 읽으면 한없이 문학적일 수 있고, 아름답고 시적인 문장을 즐길 수 있다. 나는 그 반대편에 있는 작가다. 독자들에겐 골라먹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한강과 나의 공통점이라면 삶의 폭력성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곽경근 선임기자


-무엇이 정유정을 작가의 길로 이끌었나.
“어릴 때부터 작가가 꿈이었다. 엄마가 극렬 반대했다. 그래서 간호대를 갔다. 제 인생을 못사는 것에 대한 울분이 있었다. 내 인생을 살게 되면 글쓰기를 하겠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 책도 읽고 글도 써보고. 등단하기까지 6년간 남편이 많이 도와줬다. 고시생 뒷바라지를 하듯이. 등단하기 전 책이 세 권 나왔다. 하이텔 문학관에다가 1주일에 하나씩 연재를 했다. 다른 사람보다 조회수가 10배 이상 나왔다. 그게 책으로 나왔다. 어린 여자의 성장담 같은 것이다. 등단 전에 나온 세 권은 다 절판시켜 놓았다. 열혈 독자들은 초기작을 보고 싶어 하는데, 그 책이 엄청 비싸다. 누군가 인터넷 중고서점에서 5만5000원에 샀다고 하더라.

-작가에게 팬은 어떤 존재인가
“신작 ‘종의 기원’은 논란이 클 거라고 예상했고 두려웠다. 압박을 받고 사는 게 작가이고. 세상에 내놓으려면 그걸 이겨내야 한다. 그럴 때 위로가 되는 사람이 독자다. 안나푸르나에 갔을 때 고지에서 한국 독자를 만났다. 선물로 라면을 받았다. 독자들이 감격을 시킨다. 저를 기다리는 독자들이 있다는 것 때문에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마음도 있고. 독자들에게서 힘을 많이 얻는 편이다.”

한승주 문화팀장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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