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으로 거론

입력 2016-06-29 15:40
사진=AP뉴시스

거스 히딩크(70·네덜란드) 감독은 ‘축구 유랑인’이다. 세계 곳곳을 누비며 놀라운 마법을 부려 왔다. 다음 행선지는 유로 2016에서 ‘축구 종가’ 체면을 구긴 잉글랜드가 될 수도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채 ‘폭스 스포츠’는 29일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후임으로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게리 네빌 전 잉글랜드 대표팀 코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전 미들즈브러 감독,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전 에버턴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 미국 대표팀 감독 등을 거론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이는 히딩크 감독이다. 1987년 5월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히딩크 감독은 페네프바체(터키), 발렌시아(스페인), 네덜란드 축구 대표팀, 레알 마드리드, 레알 베티스(이상 스페인), 한국 축구 대표팀, 호주 축구 대표팀, 러시아 축구 대표팀, 첼시(잉글랜드), 터키 축구 대표팀 등을 지휘하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특히 2002 한·일월드컵에서 축구 변방에 있던 한국을 4강에 올려놓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히딩크 감독은 두 차례 첼시를 이끈 바 있어 잉글랜드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 잉글랜드는 엔트리만 보면 메이저대회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최근만 해도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유로 2016 16강전에서 ‘언더독’ 아이슬란드에 덜미를 잡혔다.

호지슨 감독은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며 자신의 철학과 전술을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이상 토트넘) 등은 유로 2016에서 소속팀에서 펼쳐 보였던 경기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히딩크 감독은 전술가라기보다는 경영인에 가깝다. 천재성은 뛰어나지 않지만 심리전에 능하다. 특유의 리더십으로 선수들에게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섞어 팀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천부적인 소질을 타고났다. 네덜란드 출신답게 선수의 권력을 존중하며, 전술적으로는 크라위프이즘을 계승하고 있다. ‘히딩크 매직’이 잉글랜드에서도 펼쳐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