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배설기관된 듯” 성폭행 진술… 5번째 여성까지

입력 2016-06-29 13:14 수정 2016-06-29 14:57

그룹 JYJ 멤버 겸 배우 박유천(30)을 처음 고소한 여성과 또 다른 피해자의 추가 진술이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을 통해 공개됐다.

박유천 성폭행 의혹 논란을 주제로 28일 방송된 ‘PD수첩’에서는 박유천을 성폭행 혐의로 처음 고소한 A씨와 A씨의 지인들, 그리고 고소장을 제출한 네 명의 여성 이외에 추가로 등장한 다섯 번째 피해자 B씨의 인터뷰를 전했다.

피해자들이 기억하는 사건 당시 상황은 대략 유사했다. 유흥업소 룸 안에서 박유천이 클럽음악을 크게 들어놓고 놀다가 “얘기 좀 하자”며 화장실로 데리고 들어가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A씨는 사건 당일을 회상하며 “너무 수치스럽고 배설기관이 된 기분이 (들었다)”며 “그냥 저를 갖고 완전히 농락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연예인이라서 따질 수도 없었다”며 “걔(박유천)가 저한테 미안하다고 사과 한 마디도 안 하고 갔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서술했다.

“걔(박유천)가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크게 틀었는데 저는 일한지 얼마 안 돼서 분위기 맞출 줄 몰라 ‘어떻게 하나’ 하고 있었다. 그때 걔가 제 허리를 감싸고 담배를 피우면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저한테 계속 ‘돈이 얼마가 필요하냐, 왜 (업소에) 나왔냐’고 묻더라. 그러다 ‘잘 안 들린다’면서 화장실에 가자고 했다. 아무런 의심 없이 따라 들어갔다. 계속 돈 얘기를 해서 짜증이 났다. 저를 돈으로 사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다 제 얼굴을 잡고 뽀뽀를 했다. 그리고는 얼굴을 떼더니 ‘뭐야 감정이 없어, 감정이’ 그러더라.

그때 제가 생리 중이었다. 키스하면서 제 치마를 들추기에 하지 말라고 분명하게 얘기했다. (박유천은) ‘그래도 네가 나랑 잘 맞는지 확인은 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하더라. 싫다고 하지 말라고 했지만 잠깐 거울 보는 사이 바지를 풀었다. 제가 너무 놀라 있으니까 강제로 꿇어앉혔다. 거부했더니 다시 일으켜 세워 뒤로 돌렸다. 너무 당황해서 울었다. 그랬더니 ‘괜찮아. 우리 사귈 거니까. 우리 이제 사귈 거잖아. 오늘 오빠한테 번호 줄 거지?’라고 했다. 누구한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건 그 좁은 화장실에서 그걸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누가 이걸 알면 어떡하나’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A씨의 남자친구 C씨는 “(박유천 측과) 합의라는 건 전혀 없었다”며 “(우리가) 돈을 받았다는 루머가 있던데 그런 적 없다. 기사가 뜨고 나서 그쪽 관계자를 만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이 커지면 신상이 공개될 수도 있으니까 저희는 기사가 나가는 걸 원치 않았다”며 “하지만 일이 점점 커지더라. 어쩔 수 없이 빨리 접고 싶어서 고소를 취하했다”고 덧붙였다.

박유천을 정식으로 고소하지는 않았지만 그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주장한 B씨도 이날 방송을 통해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박유천과의 사건이 있은 이후 일을 그만뒀고, 트라우마에도 시달렸다고 했다.


B씨는 “박유천이 할 말이 있다고 해서 화장실에 같이 들어갔는데 (갑자기) 속옷 안에 손을 넣었다”며 “반항을 했더니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박유천은 ‘너 나 좋아하잖아’라며 너무 당연하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다행히 화장실에서 나왔다”며 “이번 사건을 지켜보며 ‘나도 고소할까’ 했지만 고소한 여성들을 꽃뱀 취급하는 인터넷 댓글을 보고 포기했다. 나는 그냥 박유천에게 사과를 받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PD수첩 제작진은 정신과 의사, 대중문화평론가 등 여러 전문가 의견을 함께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없는 건 아니다” “한류스타들에게 더욱 성숙한 인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박유천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소속사와 법률대리인에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일관되게 박유천의 무혐의를 주장하고 있다. 이미 A씨에 대해 공갈 및 무고죄로 맞고소했고,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2~4번째 고소인에 대해서도 사실관계가 파악되는 대로 맞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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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