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보다 공부 오래 하는 '유아영어학원' 아동들

입력 2016-06-29 12:58
유아 영어학원에 다니는 미취학 아동들이 중학교 수업에 준하는 시간동안 수업을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비싼 곳은 학비가 대학 등록금의 3.3배에 달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서울시교육청 학원·교습소 정보를 바탕으로 2015년 서울시 유아대상 영어학원 운영 실태를 분석한 결과다. 서울시내 반일제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총 224곳이었으며 총 정원은 1만6731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에 있는 224곳 중 강남교육지원청 관할 구역에 제일 많은 41곳이 몰려있었고 그 다음은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관할(34곳)에 가장 많았다.

 유아 대상 영어 교습 시간은 유아의 발달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 평균 4시간 57분으로 이를 초등학교 수업 시수 기준으로 환산하면 하루 7.4교시에 달한다. 초등학교 1, 2학년 전 과목 수업 시수 5교시보다 2.4교시나 많고 중학교 수업시간(4시간 57분)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 2014년 전국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월 평균 교습시간인 5575분(하루 평균 4시간 40분)인 점과 비교해도 374분이나 많아 오히려 유아의 학습환경이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교육걱정은 “현재 우리나라 취학 전 교육과정인 누리과정은 하루 4시간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의 시간 또한 놀이·활동 위주로 구성된다.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장시간 학습은 매우 위험한 학습 환경”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시내 반일제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월 평균 교습비는 약 89만원이었다. 가장 높은 곳은 월 182만원에 달했다. 사립유치원비의 6배~11.8배, 대학 등록금의 1.6~3.3배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구역별로는 강남교육지원청에 소속된 학원의 월 평균 교습비가 115만7120원으로 서울시내에서 가장 비쌌다.
서울시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월 평균 교습비용은 교육부가 올해 5월에 공시한 전국 사립유치원비에서 정부지원금을 뺀 학부모 부담금(15만3667원)의 6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또한 월 평균 교습비를 연간 비용으로 환산하면 약 1069만원으로 올해 우리나라 4년제 대학의 연간 평균 등록금 667만5000원의 2배에 가까운 비용이기도 하다.
 사교육걱정은 국책연구기관인 교육개발원(91개)과 육아정책연구소(214개) 간 유아 영어학원 실태 분석에 큰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사교육걱정 관계자는 “정부는 시급히 유아 대학 영어학원의 비용과 시간 실태를 조사해서 과다 징수되는 교습비 및 유아의 발달과정에 맞지 않는 교습 시간 등에 대한 상식적인 규제 대책을 세워야할 것임.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