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서면 대청봉면 명칭변경 놓고 갈등확산

입력 2016-06-29 11:57
강원도 양양군 서면이 행정구역 명칭을 ‘대청봉면’으로 바꾸려고 하자 설악산을 낀 인근 지자체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인제군의회는 29일 제212회 임시회에서 ‘양양군 서명의 대청봉면 명칭 변경에 따른 성명서’를 채택했다.

인제군의회는 성명서에서 “양양군의 ‘대청봉면’ 행정구역 명칭변경 추진은 속초·고성·양양·인제 등 설악권 4개 시·군이 지금까지 추진해 온 공동번영을 위한 공조체제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설악산 주봉인 대청봉은 전통적으로 속초·양양·인제가 공동 점유하고 있었으나 양양군은 2013년 ‘양양군 서면 오색리 산1번지’로 지번을 변경해 독점적으로 점유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분별하고 이기적인 양양군의 행태에 대해 사과와 함께 즉시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양양군이 행정구역 명칭 변경을 계속 추진할 경우 주민 총궐기 대회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속초시번영회도 행정구역 명칭 변경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번영회 측은 행정구역 명칭 변경이 서면 주민들의 독단적인 선택인지, 양양군도 동참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공식입장을 물은 뒤 양양군도 동참하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반대운동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윤광훈(63) 속초시번영회장은 “지리적으로 속초·양양·인제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대청봉을 특정 면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설악권 4개 시·군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청봉을 지역 명칭에 사용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양양군은 ‘서면’을 ‘대청봉면’으로 바꾸기 위한 조례안 입법예고를 준비 중이다. 특별한 유래 없이 방위적 개념에 따라 이름이 지어진 ‘서면’의 명칭을 지역 이미지와 역사성, 정체성 등을 반영해 ‘대청봉면’으로 바꿔 달라는 서면 주민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도나 각 시·군 등 지방자치단체의 명칭과 구역의 변경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지자체에 속한 읍면동의 명칭은 자체 조례 개정만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한편 설악산(1708m)은 한라산(1950m)과 지리산(1915m)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높다. 최고봉인 대청봉은 속초와 양양, 고성, 인제를 나누는 경계지점에 위치해 있어 행정구역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도는 2013년 3월 양양군의 지번 변경 신청을 받아들여 대청봉의 지번을 ‘양양 오색리 산1번지’로 변경했다.

인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