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10곳 중 5곳 "최저임금 동결"

입력 2016-06-29 12:00

중소제조업체 A사는 매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에 적잖은 부담을 느껴왔다. A사는 올해에도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사업을 더 영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사 관계자는 “작은 기업은 경영자금 대출도 어렵다”며 “우리 회사가 문을 닫으면 결국 직원들은 실직자가 되고 생활고는 더욱 심각해지는 악순환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A사처럼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중소기업이 10곳 중 5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335개사를 대상으로 ‘2017년도 적용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중소기업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저임금의 적정 인상 수준에 대해 중소기업 절반(51.3%)이 ‘동결’으로 응답했다고 29일 밝혔다.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신규 고용인원을 축소하거나 기존 인원을 감원한다는 응답이 44.5%였다. 최저임금 인상된다 하더라도 ‘2% 이내 인상’을 요구한 기업도 20.9%로 조사돼 중소기업계 전반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기업은 현 경영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적잖은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 이외에 각종 수당까지 더하면 부담은 더 커진다는 것이다. 또 인상된 최저임금 적용이 전체근로자의 임금 인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 중소기업도 64.8%였다. 중기중앙회는 최저임금 인상이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받는 근로자 임금의 동반상승을 유발한다고 분석했다.

 최저임금 인상충격 완화를 위해서는 ‘세제 및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27.7%),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차등적용’(25.4%), ‘최저임금 결정주기 변경’(23.6%)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10인 미만 소기업 비중이 93%이며 영업이익률이 적자거나 3% 미만인 하위기업도 전체 중소기업의 47.1%에 이른다”며 “올해는 산업 구조조정으로 경제지표가 최악인 상황에 기업의 지불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