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일표, "대다수 은행, 증권사 ISA 판매 강요"

입력 2016-06-29 09:32

상당수 금융회사가 직원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를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홍일표 의원은 29일 ISA를 판매하고 있는 33곳의 금융회사 중 절반에 가까운 14곳(은행 14곳 중 8곳, 증권사 19곳 중 6곳)이 직원평가의 기준이 되는 핵심성과지표(KPI)에 ISA판매를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일표 의원실이 분석한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ISA는 출시 후 3개월인 6월 17일 기준으로 225.8만 계좌, 가입금액 2조2036억원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이는 가입계좌 수 기준 국내 총인구의 약 4.5%가 가입한 규모이다.

의원실은 “ISA가 단기간에 명실상부한 국민자산관리 대표상품으로 자리 잡은 성장 뒤에는 금융회사가 직원들의 핵심성과지표(KPI)에 ISA를 판매하는 것을 측정함으로써 사실상 판매를 강제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KPI는 각 지점 및 직원들의 승진과 업무평가, 성과급 산정 등에 기준이 되는 지표이다.

KPI에 ISA 판매 항목을 넣은 은행은 국민, 우리, 신한, SC제일, KEB하나 등 대부분의 대형은행이 포함됐다. 증권사는 NH투자증권, SK증권, 미레에셋대우, 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6곳으로 나타났다.

홍일표 의원은 “지금까지 금융회사 직원들이 상품을 판매할 때 소비자들은 그 상품이 고객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추천해 준다고 믿고 있었다”면서 “금융회사들이 직원들에게 ISA의 판매를 무리하게 강요하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와 깡통계좌논란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홍 의원은 “금융당국이 각 금융회사의 KPI가 직원들의 무리한 상품판매를 강제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적절한 지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