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병사의 친형은 군병원에서 애초 필요한 검사를 하지 않아 동생이 장애를 얻게 됐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29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최모씨는 전날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에 ‘해병대 교육훈련단 내 구타로 인한 안면신경 손상 건에 대한 중간 상황’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최씨는 이 글에서 “동생(A일병)이 배치된 여단 측 관계자들이 내게 전화해서 ‘해병대 명예 실추다. 공론화한다고 바뀔 것은 없다. 내게 돌아올 불이익 또한 전혀 없다’고 했다”면서 “보고가 늦어져 돌아올 불이익이 두려웠던 모양”이라고 적었습니다.
최씨에 따르면 A일병은 지난해 10월 경북 모 해병사단에 입대했습니다. 같은 해 11월 16일 훈련병 교육을 받다가 가혹행위로 눈을 제대로 감지 못하고 입이 크게 삐뚤어지는 장애를 안게 됐습니다. 시선을 땅바닥으로 향하게 했다는 이유로 수심 8m 전투수영장에서 교관 등으로부터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했다는데요.
A일병은 이 일을 가족 등에게 바로 알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최씨에 따르면 해병대 교육단에서는 훈련병에게 거울조차 보지 못하게 하는 전통이 있고 ‘절대로 소대장을 팔지 말라’는 규율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A일병은 통증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설사 파악했다고 해도 이를 문제삼을만한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A일병이 구타로 장애를 갖게 된 사실은 지난 3월 실무배치를 받은 뒤 알려졌습니다. 실무부대 소대장은 A일병과 면담을 하면서 훈련병 교육 당시 구타로 장애를 얻게 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실무부대는 사건을 인지하고 3개월이나 흐른 지난 26일에야 사령부에 보고했다는군요. 해병대사령부는 이튿 날인 지난 27일 즉각 최씨 집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해병대 사령부 관계자들은 최씨 가족에게 가해자 엄벌을 약속했다고 합니다. 피해자 진술과 목격자 증언이 일치하는 만큼 철저히 수사해 혐의가 확인되면 가해자들을 불명예 제대시키고 군법에 따라 엄중 처벌하겠다고 했다는군요.
최씨는 그러나 가해자 엄벌과 별개로 군이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아 동생이 장애를 얻게 됐다며 호소합니다. 그는 “사건이 일어난 지 7개월 가까이 지나 안면신경은 복구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동생을 진찰한 의사가) ‘이렇게 좌우 차이가 나는데 (군병원에서) 근전도 검사도 하지 않다니. 시기를 놓쳐 치료 못해요’라고 했다. 군병원에서 정말 필요한 검사를 안 해준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최씨는 해병대사령부의 즉각 대응에는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다만 사령부 이하 군 관계자들은 믿기 어렵다고 했는데요. 그는 “그 몇몇 사람으로 해병대가 매도되고 참군인들의 피땀 어린 의미가 퇴색된다”면서 “이번 일이 공론화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병대는 이번 사건을 피해자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해병대 관계자는 “사건 소식을 듣고 우리도 놀랐다”면서 “철저히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고 피해병사에 대해 완벽한 치료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사건을 공론화하지 말라고 여단 측이 요청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단에서 이번 사건을 자체 조사하면서 피해자의 가족과 일부 접촉이 있었고 그 와중에 나온 이야기인 것 같다”면서 “국민들이 큰 걱정 하지 않도록 피해자 입장에서 투명하게 사건을 처리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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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