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96)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10년부터 치매 치료제인 '아리셉트(Aricept)'를 복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28일 뉴시스가 보도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2010년쯤 큰딸 신영자 롯데그룹장학재단 이사장이 아버지의 증세를 걱정해 분당서울대병원으로 모셨고 의료진 소견으로 신 총괄회장은 경구용 치매치료제 '아리셉트'를 복용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부작용인 불면증 해소를 위해 졸피뎀과 같은 성분인 마약성수면유도제 '스틸녹스(Stilnox)'도 함께 복용했다.
그러나 2012년쯤 몽유병 증상이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심해져 신 총괄회장과 의무실장이 병원 측에 부작용을 호소했다. 이때부터는 항정신병약물 케티아핀이 주성분인 '세로켈(Seroquel)'을 처방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의 부작용은 사라졌다고 한다.
이처럼 신 총괄회장의 과거 치매약 복용 사실이 드러나면서 현재 서울가정법원에서 진행 중인 '성년 후견인' 지정 재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 후견인 지정 여부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두 아들 간의 경영권 분쟁의 향배를 결정 짓는 것은 물론 검찰이 의혹을 품고있는 롯데그룹 전반에 걸친 비자금 조성의 최종 책임자를 가리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 총괄회장이 과거 치매약을 복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년 후견인 지정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적으로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어 성년 후견인이 필요하다고 지정할 경우 '자신을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성년 후견인 지정을 신청한 넷째 여동생 신정숙씨와 신동빈 회장, 롯데그룹 관계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신 총괄회장의 건강과 명예를 고려해 언론 등 외부에 밝히지 않고 조용히 재판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 및 신동주 전 부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신 총괄회장이 치매약과 수면제 등을 처방받게 된 경위와 정황에 대해 재판부에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제대로 된 정신감정을 거치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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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