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가가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나 약 20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인스타그램에는 달라이 라마가 손을 잡고 있는 사진도 올렸다.
중국 네티즌은 “중국인에게는 당신이 빈 라덴과 악수하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는 등 가시돋힌 댓글을 달았다. 웨이보에도 “중국의 적인 달라이 라마와 악수하는 건 중국 팬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증거”라며 레이디 가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반면 “이제 국수주의적 시각을 뛰어넘자”며 “레이디 가가가 누구를 만나건 그의 자유다. 그의 선택을 존중하자”는 반론도 제기됐다.
27일 영국 BBC방송은 이같은 반응을 소개하며 레이디 가가가 중국에서 인기있는 몇 안 되는 서구의 스타라고 설명했다. 이런 비난도 인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BBC는 중국 매체들이 이 사안에서는 침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라마는 중국에서 ‘테러리스트’로 분류돼 언급조차 금기시되는 인물이다. 그는 독립국가 건설을 위해 무장투쟁을 주장하는 티베트 강경파와 거리를 두고 있음에도 중국 정부로부터 ‘테러리스트’이자 ‘분리독립주의자들의 수괴’로 지목됐다. 중국 네티즌이 그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이 사진으로 머지않아 레이디 가가도 중국에서 공연을 못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중국에서는 달라이 라마와 만난 적이 있는 해외 유명 스타들이 공연을 취소하거나 입국이 거부됐다. 지난 4월 팝가수 셀레나 고메즈는 오는 8월에 광저우와 상하이에서 열기로 한 공연을 취소했다. 고메즈가 달라이 라마와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기 때문이다. 원조 록가수 본 조비와 록그룹 마룬5도 지난해 중국 공연을 돌연 취소했는데 SNS에 달라이 라마와 관련된 사진이나 글을 올렸기 때문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