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 공동주택 거주자 10명 중 7명 이상 간접흡연 경험

입력 2016-06-27 15:41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비흡연 가구 중 73%가 ‘간접흡연’ 피해를 받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의료원 의학연구소 환경건강연구실은 지난해 8~9월 서울 시내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거주자 2600명을 대상으로 간접흡연 피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조사 결과, 공동주택 가구 내 흡연자가 없는 비흡연 거주자 1241명에서 최근 1년간 간접흡연 경험 비율이 73.5%에 이르렀다. 이는 미국 공동주택 거주자들의 간접흡연 경험보다 1.6배 높은 비율이다.

가구 형태별 간접흡연 비율은 아파트와 다세대 주택 거주자들이 각각 73.8%, 73.1%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매일 간접흡연 침입을 경험한 거주자의 비율은 9.5%였다. 공동주택 거주자 10명 중 약 1명은 매일 간접흡연 피해를 입고 있다는 얘기다.

간접흡연을 경험한 곳으로는 베란다와 창문이 73.1%로 가장 많았고, 이어 화장실 14.3%, 현관문 11.4%, 기타 1.2% 등의 순서였다.

간접흡연 피해는 또한 여름철이 절반 이상(52.5%)을 차지해 가장 많았고 하루 중 저녁 시간(58.3%)에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간접흡연 발생 시 대처 방법으로는 창문을 닫는 경우가 48.1%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안하는 경우도 20.9%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공동주택 내 흡연자가 있는 흡연가구 거주자(1359명)들은 주로 건물 밖 실외에서 흡연하는 경우가 58.8%로 가장 많았고, 베란다/발코니 21.2%, 화장실 8.2% 순서로 조사됐다.

간접흡연은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흡연자 주위에 있는 사람이 담배연기를 간접적 또는 수동적으로 흡입하여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현상을 말한다.

간접흡연은 7000여종의 화학물질과 60가지 발암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호흡기계 질환, 폐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아이들의 경우 천식 악화, 유아돌연사증후군, 중이염 등의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간접흡연의 위험성의 대한 연구결과가 자주 발표될 정도로 간접흡연의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규상 서울의료원 환경건강연구실장은 “주택 사이의 간접흡연 침입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 실정에 맞는 공동주택 내 흡연 제한과 간접흡연 노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