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 경제는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면서 “이제 더 머뭇거리고 물러날 곳은 없다. 여기서 우리가 잘 결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면 우리 경제는 큰 어려움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이 브렉시트를 언급한 건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국민투표 결과가 발표된 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영국이 EU 탈퇴를 선택해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우리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도 파장이 미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 여건이 취약한 상태에서 브렉시트가 발생해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우려도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브렉시트를 비롯한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와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안보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본격 추진해야 한다”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순간이다, 이렇게 여기고 국민의 모든 역량을 총집결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하고자 오는 28일 열리는 국민경제자문회의와 관련, “재정 등 거시경제 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경기 흐름을 보완하고 어려운 고용 여건 속에서도 일자리 여력을 확충할 실질적 방안이 나오도록 마지막까지 세밀히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향후 개최될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선 기업이 당면한 수출, 투자 애로를 해소하고 규제완화, 신산업 육성 등 핵심 개혁 정책과 연계해 기존 주력 산업을 고도화하는 등 수출 경쟁력을 회복하도록 민간과 정부가 함께 역량을 결집해야 하겠다”고도 했다.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 등 안보 위협도 언급했다. 그는 “대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는데 북한의 도발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북한을 변화시킬 유일한 방법은 보다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이를 막으려는 우리와 국제사회의 의지가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특히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무서운 건 내부의 분열과 무관심”이라면서 “지금 우리의 분열을 꾀하며 북한을 옹호하는 세력들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옹호하는 세력’이 누구인지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최근 집단 탈북한 북한 종업원에 대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인신보호 구제심사 청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박 대통령 "더 머뭇거리고 물러날 곳 없다. 머뭇거리면 큰 어려움 맞을 것"
입력 2016-06-27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