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계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2명 이상인 경우 남성은 여성보다 위암에 걸릴 위험이 5.9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명 이상 위암 가족력이 있으면서 1주일에 소주 2병 이상 마시는 사람의 위암 발병 위험은 55배나 높았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팀은 9년 7개월 동안 병원을 찾은 환자 2300여명(위암 환자군 1058명, 위암 아닌 환자군 1268명)을 대상으로 직계 가족력과 위암 발병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메디신’ 최신호에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 발표됐다.
연구팀은 성별과 연령,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 감염 여부 등을 위암 직계 가족력이 있는 환자와 없는 환자, 또 위암 직계 가족 환자가 몇 명인지 등으로 나눠 위암 발병 위험을 분석했다.
위암 직계 가족이 2명 이상인 경우 남성은 여성에 비해 약 5.87배, 시골 거주자는 도시 거주자에 비해 7.54배, 흡연자 6.58배, 매운 음식 선호자 7.64배, 그리고 다량 음주자는 무려 9.58배에 달하는 위암 발병 위험도를 보였다.
특이한 점은 시골 거주자의 위암 발생 위험이 높았다는 것이다. 김나용 교수는 이에 대해 “헬리코박터균은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시골에서 더 잘 감염되는데, 성인이 되어 도시생활을 하더라도 주로 5세 미만의 시기에 감염이 일어나는 헬리코박터균에 이미 노출돼 있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또 위암 직계 가족이 2명 이상인 환자 가운데 1주일에 소주 2병 이상을 마시는 과다 음주자의 경우 위암 발생 위험은 자그마치 55배에 달했다. 1주일에 소주 2병 이하로 마시는 경우 위암 발생 위험은 4.5배였다.
가족 구성원 중 누가 위암 환자인지에 따라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어머니가 위암 직계 가족인 경우 가족 중 위암 환자가 많을 가능성이 높았고, 실제로 위암 걸린 가족 수 평균 역시 아버지나 형제, 자매 등이 위암 직계 가족일 경우보다 많았다. 어머니가 위암 직계 가족인 경우가 22%로 아버지(8.9%), 형제 자매 자녀(8%) 보다 높았다.
김 교수는 “외국 연구에서도 모계 위암 이력이 위암 발생에 더 큰 영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식생활에 어머니가 다른 가족 보다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다면 음주나 흡연, 매운 음식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가족 위암 2명 이상이면서 1주 소주 2명 마시면 위암 위험 55배↑
입력 2016-06-27 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