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일자리 중심의 대학가 캠퍼스타운 조성으로 청년문제 해결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대학의 청년창업, 인적·물적·지적 자원과 동력을 적극 활용하고 서울시의 계획수립, 재정지원, 갈등관리, 제도개선 등 공공지원을 결합해 대학과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하나의 마을로 재생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청년특별시 창조경제 캠퍼스타운’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내년부터 10개 창조경제 캠퍼스타운 조성을 목표로 50개 단위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마중물 사업으로 2025년까지 약 152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청년특별시 창조경제 캠퍼스타운 계획은 창업육성이 핵심이 되고 주거안정화, 문화특성화, 상권활성화, 지역협력이 함께 이뤄지는 ‘1+4’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대학시절부터 청년들이 지역에서 창업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챌린지센터(창업지원센터)’ 설치를 지원한다. 대학이 소유한 학교 밖 공간에 대학에서 전문인력을 제공하고 시가 기반시설 설치와 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시의 모든 창업 프로그램도 집약해서 매칭한다. 또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의 창업 요람이 됐던 ‘차고’ 같이 청년들의 꿈을 키우는 창의공간인 ‘아차공간(아버지 차고)’을 대학가에 조성한다. 대학 주변의 빈 점포나 허름한 반지하 공간을 발굴, 시가 리모델링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대학가 낡은 고시원이나 여관·모델을 셰어하우스로 리모델링해 주거약자에게 저렴하게 제공하는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1인 기업인을 위한 사무·주거 혼합형 임대주택 ‘도전숙(도전하는 사람들의 숙소)’ 등 시의 주거사업을 동원해 청년 주거안정을 돕는다. 대학가 하숙집과 학생·청년을 연결하는 ‘대학주거 박람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캠퍼스의 낭만’을 느낄 수 있고 대학별 문화와 개성이 살아있는 청년문화거리를 만들기 위해 도로변 주차장 일부를 작은 공원(Parklet)으로 바꾸고 학교 주변에서 이용 가능한 공용자전거, 캠퍼스 관광루트 개발, 예술장터 운영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용할 계획이다. 또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열릴 수 있도록 대중교통전용지구 또는 보행자전용거리 도입을 검토하고 보행환경 개선시 학생과 대학내 전문가들이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반영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캠퍼스 밖으로 나와 대학가의 식당과 상점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대학과 지역상인, 공공이 함께 협력한다. 청년장사꾼 육성지원, 학생 할인서비스, 공공 예술공간 조성, 거리예술마켓 등이 지역 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대학에서는 상권활성화 컨설팅, 상인 아카데미 등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또 대학의 풍부한 교육자원이 대학 안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서울시가 대학의 지역사회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학교도서관 개방, 학교 부설주차장 야간 개방을 통해 학교의 자산을 주민들과 나누고 시민대학 등 교육프로그램도 지원하는 방식이다.
캠퍼스타운 조성사업은 각 대학과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게 ‘1+4’ 목표를 종합 적용하는 ‘지역창조형’과 단위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그램형’으로 구분된다.
지역창조형(1곳당 50~100억원 지원)은 대학과 청년의 지역참여 의지가 높은 지역, 대학과 주변의 지리적 연계가 강한 지역, 주민의 역량이 강하고 종합재생이 가능한 지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년 3곳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총 10곳을 선정해 추진할 예정이다. 우선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안암동 창업문화 캠퍼스타운’은 올 하반기 세부 실행계획 수립에 들어가 2020년까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고려대가 소유한 외부공간(안안동 5가 51-3 일원)에 대학주도로 거점지원시설인 창업지원센터를 건립하고 빈점포 등을 활용해 소규모 창의공간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프로그램형(1곳당 6~30억원 지원)은 대학과 지역에 필요한 개별 사업 단위로 추진된다. 보행환경 개선, 청년 임대주택 공급 같이 물리적 개선이 이뤄지는 ‘하드웨어형’(20곳)과 청년창업 컨설팅, 지역공동체 강화 같이 프로그램 중심으로 추진되는 ‘소프트웨어형’(30곳)으로 구분된다.
서울시는 캠퍼스타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시장과 대학 총장간 의견교환의 장인 ‘대학-서울시 파트너십’을 올 하반기를 시작으로 연 2회 개최한다. 이와 관련해 박 시장은 이날 서울소재 대학 총장들의 회의체인 서울총장포럼에 참석, 22개 대학교 총장들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캠퍼스타운 조성을 위한 대학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박 시장은 “청년특별시 창조경제 캠퍼스타운은 서울시가 고민하는 청년실업과 청년일자리 문제, 지역재생과 지역경제의 활성화, 기숙사 문제와 역세권개발 문제 등이 모두 얽혀있는 융복합적 도시재생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서울시, 내년부터 대학가 10개 캠퍼스타운 조성..2025년가지 1520억원 투입
입력 2016-06-27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