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시 중인 천경자 작품 5점 압수

입력 2016-06-27 09:52 수정 2016-06-28 21:09
검찰이 압수한 작품 중 하나인 천경자의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검찰이 전시 중인 천경자 화백의 그림 5점을 26일 저녁 전격 압수했다고 한겨레신문이 보도했다. 

사법당국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공공전시 출품작을 떼어간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더욱이 떼어간 5점은 천 화백이 지난 1998년 서울시에 직접 기증한 뒤 유족 뜻에 따라 외부에 반출되지 않았던 작품들이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26일 저녁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 양선순 수석검사와 조사관이 전시장에 나타나 영장을 제시하고 출품작 5점을 떼어내 가져갔다. 압수해 간 작품은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등의 대작 2점과 소품 3점이다.

검찰은 ‘미인도’의 진위 판별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자외선, 적외선 비교 분석 대상으로 쓸 수 있는 참고용 그림을 확보해야 한다며 압수수색 영장을 들이밀었다. 전시 휴관일인 27일 밤까지 그림을 돌려주겠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유족, 미술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검찰은 이미 지난주 미술관 운영진에게 천 화백 전시 작품 중 일부를 내달라고 요구했다. 미술관 측은 이에 관객과 약속한 전시 기간 중 작품을 반출할 수 없으며 강제집행할 경우 서울시와 함께 성명서 발표 등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반발했다.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은 ‘바람은 불어도 좋다, 어차피 부는 바람이다’는 제목으로 천경자 1주기 추모전을 14일부터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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