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동의 거점도시 블라디보스톡에서 7월 29일~8월 1일 제1회 국제 마린스키 극동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러시아 음악의 황제’로 불리는 세계적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주도해서 만든 축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과 백야 축제의 예술감독인 게르기예프는 지난 4월 올해부터 마린스키 극장의 자매 극장이 된 블라디보스톡의 최신 공연장 ‘프리모르스키 스테이지’에서 페스티벌을 연다고 발표한 바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유명한 게르기예프가 푸틴 대통령이 최근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극동 지역 개발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이번 페스티벌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첫 해라 준비가 늦어진 탓에 지난 6월 초에야 공개된 프로그램에 따르면 13일간 오페라, 발레, 콘서트 등 총 25개 프로그램이 열린다. 페스티벌의 주축인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발레단, 합창단 외에 11개국에서 수십 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한다.
한국의 아티스트도 10명 참가한다. 러시아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숫자다. 피아니스트 조성진(7월 31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8월 1일), 지휘자 정민(2·5일), 첼리스트 강승민(4일), 발레리노 김기민(3·4·9일), 발레리나 이수빈(4일), 바이올리니스트 김다솔·피아니스트 김태형(8일), 소프라노 임선혜(9일), 피아니스트 손열음(10일)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일본에서도 바이올리니스트 스와나이 아키코 등 4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한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클래식 팬들 사이에선 마린스키 극동 페스티벌을 보러 가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돈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유럽의 음악축제와 달리 블라디보스톡은 비행기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라서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클래식 기획사인 크레디아와 문화예술채널 아르떼TV는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조성진의 협연 콘서트를 중심으로 각각 3박4일과 4박5일의 여행상품까지 내놓았다. 두 여행상품 모두 20명을 모집하는데 반응이 뜨겁다. 크레디아는 이틀 만에 모두 매진돼 대기자 명단까지 있는 상태이고, 아르떼TV 역시 조만간 매진이 예상된다.
정재옥 크레디아 대표는 “초청 아티스트의 면면만 보더라도 이번 페스티벌의 주요 타깃은 한국과 일본이다. 국내에서는 여행상품 외에 개인적으로 이 페스티벌을 찾으려는 관객도 적지 않은 것 같다”면서 “유럽 음악축제의 경우 시간과 돈 등 여러 면에서 참관하기 어렵지만 이 페스티벌은 한국과 일본 클래식 팬들 사이에 인기 있는 페스티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꽤 높다”고 지적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한국 아티스트들, 올여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뭉친다
입력 2016-06-26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