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도 보고 잠도 자는 국내 첫 숙박형 전시장 ‘아트×스테이’ 홍대입구 개관

입력 2016-06-25 10:08
모모하우스 조각가 이길래의 작품

6월부터 4개 게스트하우스에 이길래, 송송, 김민기, 한정은 작가 조각 설치 회화 등 협업 아트관광 큐레이팅 아트립 주관

미술작품을 관람하고 숙박까지 할 수 있는 예술체험 공간이 홍대입구에 생겼다. 서울 마포구 지하철 합정역 근처에서 6월 20일 개관한 ‘아트×스테이’(ART×STAY)로 4곳의 게스트하우스에 다양한 장르의 작가 작품이 설치됐다.
호텔아트페어처럼 객실에 그림을 걸거나 작가의 접대용 숙소에 이벤트 형식으로 작품을 설치하는 경우는 있지만 숙박형 전시장이 생긴 것은 국내 처음이다. 객실에 그림을 걸어도 전시용이지 실제로 잠을 자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드물다.

그림도 보고 잠도 자는 ‘아트×스테이’는 아트관광 큐레이팅 그룹인 아트립(ARTTRIP)이 국내외 예술관광 고객을 유치하고 국내 아티스트의 예술 콘텐츠를 관광자원으로 발굴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서울스테이 및 아트립의 우수 게스트하우스 그룹이 체험예술 협업 프로젝트인 ‘ART×STAY' 전을 홍대 지역 4곳의 게스트하우스에서 개최한다. 게스트하우스에 아티스트의 예술작업을 결합한 협업을 통해 관객들(외국인 관광객)로 하여금 상상을 뛰어넘는 예술적 체험을 제공한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홍대 근처 4개의 게스트하우스를 활용했다. 각각의 하우스에는 3개의 방과 거실 및 화장실이 있다. 공간마다 작가의 작품이 걸렸다. 두 개의 방에는 손님이 머물고 한 개의 방에는 하우스 주인이 거주한다. 하루 숙박 요금은 15만원 안팎이다.
첫 번째 게스트하우스인 모모하우스에는 조각가 이길래의 작품이 7월 1일부터 전시된다. 온돌방의 벽면에는 동파이프를 잘라 붙인 소나무 작품이 설치됐다. 천장의 전등은 작품으로 둘러싸고 거실에는 작업의 기초 단계인 드로잉을 내걸었다.
작품이 내뿜는 에너지가 투숙객으로 하여금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이곳에서 머무는 순간, 자신도 예술품이 되는 기분이 든다. 늙은 소나무의 초상은 공간에서 자연으로 재탄생하고 작품이 공간의 빛과 조우하며 새로운 숲을 그려낸다.

신화 속으로 사라진 산수화를 발견한 것처럼 게스트하우스의 관객은 태고의 웅장한 아름다움 속으로 거니는 빛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지난해 제6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을 수상한 이길래 작가는 “공간의 빛과 어우러진 소나무 작품과 함께 지내며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반우드게스트하우스 설치미술가 송송 작가 작품

8월에는 2015 TripAdvisor 1위인 어반우드게스트하우스에서 설치미술가 송송 작가가 전시 오픈 예정이다. 9월에는 Airbnb 최장기 수퍼호스트 우&우하우스에서 조각가 김민기 작가가 참가한다. 10월에는 서울스테이 스페셜 선정 민즈하우스에서 도예가 한정은 작가가 협업작가로 참여한다.
우&우하우스 조각가 김민기 작가 작품

이 전시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후원하며, 전시기간 동안 전시연계 프로그램 및 행사도 다채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7월과 8월에는 ‘ART×DINING’체험을 마련한다. ‘ART×STAY’의 주제와 가치를 담은 요리와 강연 및 대담이 게스트하우스 전시 공간에서 진행된다.
민즈하우스 도예가 한정은 작가 작품

이번 전시의 주최인 ARTTRIP은 아트관광 큐레이팅 그룹으로 예술 관광 분야별 최적화된 전문가가 재능 있는 국내 아티스트의 프리미엄 예술 콘텐츠를 관광 자원으로 발굴해 나가고 있다. 본 전시를 통해 ARTTRIP은 예술 관광 잠재 고객을 유치하고 내수용 중심의 미술시장 글로벌 판로 개척 및 예술 관광 플랫폼을 확장해 갈 예정이다.
이민정 아트립 대표는 “앞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개해 아트하우스의 명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ARTTRIP은 향후 아트관광 콘텐츠 개발 및 ‘ART×STAY’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다각적 체험예술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기획전시를 총괄하고 국제미술평론가협회(AICA) 국제위원을 역임한 아트디렉터 김병수는 “우리는 우리 시대의 이슈가 만드는 미학적 효력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게스트하우스와 한국현대미술의 만남이 ‘대안적 세계화’의 파급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02-3144-1739).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