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의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 4년 연속 통합 우승에 지난 시즌 페넌트레이스 1위까지 하는 등 프로야구의 절대강자로 이름을 높였지만 불과 1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1위 팀이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첫 40패라는 수모를 당했다.
삼성은 2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4대 5로 패했다. 이로써 삼성은 30승 40패가 됐다. 10개 구단 중 삼성보다 패가 많은 팀은 없다. 꼴찌 한화도 39패다. 그러면서 팀 순위도 8위가 됐다. 자칫 꼴찌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 9위 kt와의 승차는 아예 없다. 10위 한화와는 1.5게임에 불과하다. 삼성은 지난해 5년 연속 40승 고지에 선착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상전벽해가 됐다.
삼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은 주전들의 줄부상이 겹쳤기 때문이다. 시즌 초에는 마운드의 핵 차우찬이 가래톳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배영섭과 김상수는 돌아가며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준 구자욱은 허리 통증이 재발돼 전반기 시즌 아웃됐다.
전력의 핵심이 되어야 할 외국인 선수 복도 없다. 모두 부상으로 경기에 못 나온다. 현재 외국인 선수가 한 명도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는 팀은 삼성이 유일하다.
오랜 기간 우승으로 2군 선수들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것도 부진의 원인이다. 장원삼이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지만 2군에서 올릴 선수가 없다. 타선도 마찬가지다.
하늘도 도와주지 않고 있다. 삼성은 우천순연 없이 지난 4월 27일 이후 약 두 달 동안 예정된 경기를 소화했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했다. 그런데 올해는 여름이 시작됐지만 계속해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부상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 최대한 버텨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는 “연패를 끊고 차근차근 준비를 한다면 조금씩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삼성, 불과 1년 만에…작년엔 40승 고지 선착, 올해는 첫 40패 수모
입력 2016-06-25 0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