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책임공방’으로 비화된 ‘김수민 의혹’… 국민의당 ‘내분 씨앗’ 되나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사건’이 김 의원과 당 사이 ‘네 탓 공방’으로 확대되면서 새정치를 표방한 국민의당이 겉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있다. 검찰 수사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최측근인 박선숙 의원을 향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안철수계의 당 장악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숨죽이고 있던 호남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일 명분이 생겼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2월 창당 이후 공천 과정과 당직 인선 및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 문제 등을 놓고 이른바 안철수계와 호남계 사이에 힘겨루기가 벌어졌다. 당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안철수 사당(私黨)이냐”는 불만도 제기됐지만 국민의당이 안 대표 주도로 20대 총선에서 약진하면서 박 의원과 이태규 의원 등 창당 과정을 주도한 세력의 영향력은 강화됐다. 게다가 ‘일하는 국회’를 공언한 상황에서 내부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기도 어려웠다. 한 호남 의원은 총선 직후 “당 운영 등과 관련해 불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이대로 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김 의원 사건으로 안철수계에 대한 책임론과 호남 의원들의 불만이 겹치면서 당내 권력구도에도 변화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과 무관하다”는 설명과 달리 김 의원과 당 사이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검찰의 칼끝이 안 대표 측근인 박 의원을 향하면서 안철수계의 도덕성과 안 대표의 당 장악력이 타격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또 국회 미래일자리특위 제안 등 국면전환을 위한 안 대표의 대외 행보에도 힘이 실리지 않으면서 천정배 공동대표, 정동영 의원 등 호남 중진 의원들의 역할론이 부각될 가능성도 높다. 국민의당 한 초선 의원은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철수계가 당에 물의를 일으킨 이상 안 대표의 리더십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이러다 호남당이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실제 천 대표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은 검찰수사에 성실히 응하는 등 관련 진실을 밝히는데 최대한 협력하고 노력할 것”이라며 “당 관계자들에게 잘못이 있다면 단호하게 책임을 묻고 강력한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반면 안 대표는 최고위회의에서 김 의원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