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때 숨진 카투사 7000명… 그 이름이 미국 하늘에 울려퍼지다

입력 2016-06-24 14:55

6·25 전쟁 때 전사한 카투사(KATUSA, 미군 배속 한국인 병사) 7000여명의 이름이 미국 의 수도 워싱턴DC 하늘에 울려 퍼진다. 카투사 전사자 호명식이 열리는 건 처음이다.

호명식은 25일 워싱턴DC의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열린다. 한국전쟁 발발 66주년을 맞아 전사가 확인된 카투사 7052명의 이름이 한국어와 영어로 각각 불린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호명식은 오후 9시까지 12시간동안 진행된다. 김종욱 카투사연합회장과 윌리엄 웨버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재단 이사장, 역대 한미연합사령관, 한국과 미국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출신이자 예비역 대령인 윌리엄 웨버(91·사진) 이사장은 24일(현지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린 리허설에 참석해 “미군은 한국의 자유를 위해 싸웠고, 카투사는 미군을 위해 싸웠다”며 “카투사의 희생 위에 한미동맹이 굳건히 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웨버 대령은 미 공수부대 대위로 한국전에 참전한 뒤 1951년 강원도 원주에서 북한군의 수류탄에 오른쪽 팔꿈치와 오른쪽 무릎 아래를 잃었다. 한국전쟁 기념공원의 세워진 19명의 용사상 중 하나가 그를 모델로 만들어졌다.

버나드 샴포우 전 미8군 사령관은 “카투사들은 지금도 주한미군 병사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한다”며 “카투사의 존재는 대단히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카투사는 미군에 배속된 한국인 지원병사들로 1950년 8월 창설됐다. 한국 지리에 어두운 미군들과 함께 전투를 치른 카투사 병사들은 유달리 희생이 컸지만 지금까지 조명을 받은 적이 없었다. 카투사 연합회에 따르면 한국전쟁을 치르는 동안 카투사 4만3660명이 참전해 이중 1만1365명이 숨졌거나 실종됐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