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대표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SDJ코퍼레이션은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상 경영진이 주주권을 행사해온 종업원지주회의 의결권 구조는 반드시 타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업원지주회는 롯데홀딩스의 지분 27.8%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다. 신 대표가 장악하고 있는 광윤사가 28.1%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신 회장 우호지분이 26.1%인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신 대표가 앞선 두 차례 임시주총에서 신 회장 손을 들어줬던 종업원지주회 흔들기에 나선 것이다.
SDJ 측은 “신 회장의 불법적인 경영권 찬탈 과정, 한국에서의 비리 등 사실을 깨달은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이 속속 (신 대표)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롯데그룹 경영정상화 모임에 동참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의 바람이 부당하게 침해됐던 종업원지주회의 주주권리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의사결정이 총회가 아닌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종업원지주회의 의결구조를 겨냥한 것이다.
신 대표 측은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이 롯데홀딩스 경영진 측 대리인에게 의결권을 위임해 왔기 때문에 회원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의결구조가 합당한지에 대해서 법적검토도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앞서 롯데홀딩스에 한국에서 진행중인 수사상황을 해명하라는 요지의 질문서를 보냈던 신 대표는 지난 23일 일본어 웹사이트 ‘경영 정상화를 위한 모임’을 통해서 공세를 이어왔다. 신 대표 측은 사이트에 낸 성명에서 “롯데홀딩스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사사키 도모코씨에게 한국 롯데그룹의 3000억원 규모의 배임·횡령 혐의에 대해 사외이사의 책무를 다하도록 긴급대응을 요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현 경영체제가 롯데그룹의 위기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능력과 의사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신 회장 측은 신 대표의 공세에 말을 아끼는 중이다. 롯데의 한 임원은 “정기주총은 지난해 일본롯데의 실적을 공개하고 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신 대표 공세가 주총에서 크게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또 이미 신 회장을 지지의사를 밝혔던 종업원지주회가 롯데그룹의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는 지지철회 결정을 내놓을 가능성도 낮다는 게 롯데그룹 내부 분위기다. 신 회장은 최근 미국 공장 기공식에서 “주총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롯데홀딩스 '결전' 하루 앞두고, 신동빈 향해 공세수위 높이는 신동주
입력 2016-06-24 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