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현지에 파견한 수사팀 7명이 오전 3시10분쯤 선박을 안내하는 도선사가 광현호에 승선할 때 현지 경찰과 함께 기습적으로 승선해 선내 진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인 항해사 이모(50)씨 등 선원들의 안전을 확보한 뒤 살인혐의 피의자인 베트남 선원 2명을 격리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입항 전 선내 소요 사태나 피의자의 해상 탈출기도 등 돌발 상황은 없었으며 선원들은 모두 무사하다고 전했다.
수사팀은 살인 혐의를 받는 베트남 선원 2명에게 구인영장을 제시하고 신병을 확보했다. 베트남 선원 2명은 이 과정에서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해경에 협조했다. 이들은 다른 선원과 격리된 채 해경의 감시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항해사 이씨와 나머지 베트남 선원 5명, 인도네시아 선원 8명에 대한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선내에서 통역인을 통해 참고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건 당시 정황과 선상에서 술을 마신 경위, 공범 여부 등이 핵심 조사내용이다.
수사팀은 사건 직후 베트남 선원들에게서 흉기를 빼앗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항해사 이 씨를 현지 병원으로 옮겨 치료받도록 할 예정이다.
수사팀은 배 냉동실에 안치된 선장 양모(43)씨와 기관장 강모(42)씨 시신도 검안 절차를 마치면 곧바로 선사 측이 국내로 운구하도록 도울 방침이다. 범행에 사용한 흉기 등 각종 증거물 확보는 물론 사건이 발생한 조타실, 기관장 선실 등에 걸친 현장 감식도 진행할 방침이다.
해경은 신속한 수사를 위해 베트남 선원 2명을 이른 시일 내 국내 압송 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광현 803호에서는 20일 오전 1시58분쯤 베트남 선원 2명이 만취한 상태에서 선장과 기관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 사건 후 항해사 이씨가 선장 직무를 대행하면서 배를 빅토리아 항까지 640마일(약 1029㎞)을 운항해 왔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