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진행 상황에 따른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었다.
영국은 한국시간으로 24일 오전 6시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종료했다. 투표 결과는 오후 3시에 나온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우리나라는 영국과 무역·금융 익스포져(위험노출)가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다”면서도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글로벌 투자심리 변화 등에 따른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날 회의참석자들은 공식적인 개표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고 상황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였다.
회의에는 최 차관과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브렉시트가 세계 경제에 중대한 위험요인이나, 그 영향의 강도는 국가나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투표 결과에 따라 발생할 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참석자들은 투표가 가결될 경우 영국이 새로운 균형으로 이행하기까지 금융·실물경제 전반에 걸쳐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의 재무부는 투표가 가결될 경우 2년간 국내총생산(GDP)은 -3.6~-6.0% 하락하고 실업률은 1.6~2.4% 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봤다. 파운드화도 -12~15% 절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경제 역시 대영(對英) 무역·금융 연계가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EU의 2018년 GDP도 -0.2~-0.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유럽 이외 지역은 브렉시트에 따른 실물경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IMF 등 주요 연구기관의 견해에 주목했다.
IMF는 브렉시트가 발생하더라도 EU 이외 지역의 2018년 GDP는 0~-0.2%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처럼 대영 무역·금융 위험노출이 크지 않은 경우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고 직접적인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글로벌 투자심리 악화 등 간적접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에는 공감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관계기관은 향후 발생가능한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긴밀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또 투표가 가결될 경우에는 현재의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확대·보강한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을 가동하고 시장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국내외 금융·실물경제 동향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국내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컨틴젼시 플랜에 따라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최 차관은 “국내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되면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필요한 시장안정조치를 추진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 외신, 신용평가사 등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려는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