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규제 입법을 요구하며 미국 하원 본회의장에서 농성을 벌였던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26시간 만에 연좌농성을 풀고 23일(현지시간) 의사당을 떠났다. 공화당이 휴회선언으로 맞서자 농성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농성을 해제한 것이다.농성을 주도했던 존 루이스 하원의원은 “포기하거나 굴복하지 않겠다”며 “휴회기간이 끝나는 7월 5일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루이스 의원과 캐서린 클라크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오전 11시 25분쯤 하원 본회의장에 진입한 뒤 총기규제 입법을 촉구하며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공화당이 지배하고 있는 미 하원은 농성에 맞서 7월 4일까지 휴회를 선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 의원들이 휴회 직후 본회의장 모습을 중계하던 의회전문 유선방송 C-SPAN의 카메라를 끄도록 지시하자, 스마트폰과 인터넷 영상중계 서비스를 이용해 농성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농성장에는 상원에서 15시간 동안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 성격의 무제한 토론)를 벌이며 총기규제 법안 투표를 끌어냈던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을 비롯해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등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찾아와 격려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농성을 지지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