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대학교 ‘기독교 실용음악과’에 지원했지만 ‘실용음악과’에 집중했지 ‘기독교’라는 단어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집안 모두가 불교였고 교회에 한 번도 발을 디뎌본 적 없는 가수 조아영(28)은 고등학교 때 선배가 ‘백석대 기독교실용음악과’에 한번 지원해보라는 말을 듣고 덥석 그 말을 따랐다.
조아영은 2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머리도 노랗게 물들이고 정말 열심히 놀 때였다”며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실용음악 입시는 고3 여름에 준비해서 당연히 떨어질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기실에 있는데 다들 CCM을 준비하고 있더라고요. 멘붕에 빠졌죠. 저는 블루스 감성을 좋아해서 한영애의 ‘누구 없소’, 이희진의 ‘용서’ 등을 준비해왔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한 선배님이 일찍 왔으니 목을 풀라고 하면서 ‘기대’를 불러보자고 했는데 저는 나윤건의 ‘기대’인 줄 알았어요. 근데 CCM ‘기대’였습니다.”
떨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블라인드 시험에서 준비해 온 가요를 신나게 부르고 나왔다. 조아영의 어머니는 “어떡하냐 여기 다 기독교 사람들이 지원하는 곳인가 봐. 학부모님들이 다 권사님 집사님이야”라고 했다고. 그런데 조아영은 지원했던 다른 학교는 다 떨어지고 06학번으로 백석대에 합격했다.
입학해도 난관이 계속됐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도 기도와 말씀이 있었다. 채플 시간도 계속됐다. 난생처음 접해 보는 기독교 문화에 방황이 계속됐다. 친구들이 전도하려고 했지만, 교회를 피해다녔다.
그러나 하나님의 부르심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조아영은 “한 선배가 법정경찰학부 채플 시간에 솔로로 특송을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저는 믿는 사람도 아니라 엄청 당황했고 도망다녔다. 하지만 계속 부탁을 하셔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60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대강당 앞에서 노래하게 됐어요. 그때 저도 모르게 옆에 있던 친구한테 기도해달라고 했죠. 너무 초초하고 긴장됐거든요. 기도하고 무대에 딱 서는데 아무것도 앞에 안 보이는데 엄청 큰 한 분이 앉아 있는 느낌이었어요. 큰 금빛이었고 굉장히 따뜻한 느낌이었죠. 사람들은 안 보이고 그것만 보였죠. 우주에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무사히 노래를 잘 마쳤고요.”
그때 조아영은 ‘온 맘 다해’를 불렀다. 그리고 이제는 교회를 가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21년 간 방황 끝에 하나님을 믿기 시작했다.
조아영은 가수 이민용과의 인연으로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한 재능기부 단체인 지하트에서 보컬로 활약하고 있다. 지하트에는 표인봉, 이민용, 조아영, 공휘, 정지민 등이 활동하고 있다.
조아영은 “지하트 활동과 표인봉, 김용만 선배님과 함께 하는 ‘방향’이라는 기도모임도 있다”며 “하나님이 제 주변에 믿음의 사람들을 붙여주셔서 나약한 저를 붙들어주시고 다시 일으켜 세워주신다”고 전했다.
조아영은 대학 때부터 세븐블루스라는 밴드에서 활동했고 ‘Seven Blues’의 이름으로 2014년에 앨범을 냈다. 최근에는 보컬트레이너로 활약하고 있다. Wip vocal company에 소속돼 다수의 아이돌들을 트레이닝 중이다.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를 다니고 있는 조아영은 “이제 하나님과 많이 친해졌다”며 “방황하지 않고 지금처럼 하나님과 꾸준히 동행하고 싶다”고 했다.
또한 “보컬트레이너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고 지하트를 통해서 아픈 아이들을 위로하고 좋은 노래도 많이 들려드리고 싶다. 과욕을 부리지 말고 제 마음보다 아버지의 마음을 담으며 나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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