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의원들, 의사당서 농성…"총기규제 통과시켜야"

입력 2016-06-23 09:34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총기규제 입법을 촉구하며 22일(현지시간) 의사당 안에서 무기한 연좌농성에 돌입했다.흑인민권운동가 출신의 존 루이스 의원 등 민주당 하원의원 40여명은 이날 하원 의사당에 들어가  총기규제 법안을 즉각 통과시킬 것을 공화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루이스 의원은 “얼마나 더 많은 어머니, 아버지들이 비탄의 눈물을 흘려야 총기규제 입법을 결정하겠는가”라며 “지금은 행동해야 할 시간이며 더는 침묵해서 안 된다”고 호소했다.
루이스 의원의 입장 발표가 끝나자 민주당 의원들은 총기난사 사고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를 한 뒤 의사당 바닥에 앉아 연좌농성을 벌였다.
민주당 의원들이 의사당 농성에 나선 것은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으로 총기규제 지지 여론이 높은데도 번번이 총기규제 법안이 좌절됐기 때문이다. 상원은 지난 20일 총기규제 관련법 4건에 대해 투표를 실시했으나 공화당의 반대로 모두 부결됐으며, 하원은 아예 표결이 봉쇄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연좌농성에 들어가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오후 1시를 기해 휴회를 선언했다. 공화당의 테드 포 하원의원이 농성의원들에게 의사당을 떠나줄 것을 요구했으나 농성의원들은 요지부동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연좌농성 소식에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리가 가장 필요할 때 총기폭력에 대한 반대를 루이스 의원이 이끌어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농성장에는 크리스 머피, 리처드 블루멘탈 등 민주당 상원의원 2명이 격려방문했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추진하는 법안은 테러의심대상자의 총기구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