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인공지능(AI) 욕심에 은퇴 10년 미뤄

입력 2016-06-23 06:03 수정 2016-06-23 06:03
재일동포 출신 세계적 기업가이자 일본 소프트뱅크 창업자인 손정의(59) 사장이 22일 인공지능(AI) 사업 욕심 때문에 은퇴를 5~10년 늦추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손 사장은 2014년 구글에서 영입한 인도 출신 니케시 아로라(48) 부사장에게 환갑을 맞는 2017년 8월 사장 자리를 물려줄 계획이었다.

닛케이신문과 NHK방송에 따르면 손 사장은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주주총회에 참석해 “인공지능이 인류 전체의 지성을 넘어서는 ‘싱귤래리티(singularity·질적 도약이 생기는 특정 시점)'의 도래를 앞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가 확산되는 정보혁명의 기회가 열린 시점에 경영을 더 하고 싶다는 묘한 욕심이 생겨났다”며 “나이가 너무 들어 경영을 해서는 안 되기에 5~10년만 더 있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에 주주 대부분이 찬성하며 승인했다고 NHK는 전했다. 손 사장은 게임회사 슈퍼셀과 중국 온라인 쇼핑업체 알리바바 주식을 매각해 마련한 2조엔(22조원)을 바탕으로 AI 사업에 본격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로라 부사장은 소프트뱅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손 사장은 “순전히 내 이기심 때문에 회사에 더 남기로 한 것”이라며 “아로라 부사장이 가장 큰 피해자이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투자 성향의 손 사장과 상황에 따라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시도하는 아로라 부사장의 경영스타일이 서로 달라 결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