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문화평론가, "김민희는 '상또라이' 요부? 진부해도 너무 진부해"

입력 2016-06-23 00:05
손희정씨 페이스북 캡처

손희정 여성주의 문화평론가가 세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불륜스캔들에 대해 '진부하다'며 일침을 가했다. 언론이 둘의 불륜 스캔들을 소비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꼬집은 것이다.

손씨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디스패치의 서사는 실소를 지어낸다. 그들에 의하면 패밀리맨이었던 한 예술가가 '상또라이' 요부를 만나 가정이 파탄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그들의 관계가 아니라 그것을 설명해 내는 이 사회의 담론 양상"이라고 지적하며 "순수한 예술가, 헌신적인 조강지처, 딸바보 그리고 '쌍년'이라니. 정말 잘 팔리는 이야기지만 진부해도 너무 진부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를 더 집요하게 사로잡는 건  홍상수의 영화에서 그려져왔던 '개저씨 서사'가 어떻게 이 사회에서 윤리적인 것, 삶에 대한 통찰을 담은 것으로 승인되어왔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또 영화가 실제 그의 삶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그 '개저씨 서사'란 영화 뿐만 아니라 이 사회에서 승인되는 것이기도 하다"며 "디스패치의 '예술가 로맨스' 서사는 권력을 가진 '개저씨 서사' 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회에서 유부남의 로맨스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가능해지는 '권력형 로맨스'다. 이는 유부녀의 로맨스와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취급된다"며 "디스패치에서 그려낸 홍상수 부인의 '처절한 비명'에서 가부장제가 제도 안으로 포섭한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권력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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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현 기자 hyun@kmib.co.kr